[나우누리][버터빵] 100원을 확인해보세요 (1263/37571)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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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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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100원을 확인해보세요 (1263/37571)

AVTOONMOA 0 4,481


< 1 >

성현이는 오늘도 18단 돌아 47회 회전하여 이불에서 굴러나왔다.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이미 아침은 물건너갔고, 분위기를 보아하니 점심도 먹기 글렀다.
성현은 한숨을 푹 쉬고는, 쓰레빠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주머니 속의 동전을 긁어모아보니 540원. 이걸로 큰사발 하나 사면 남는 돈은
90원. 그나마 슈퍼라서 50원 깎아주니까 90원이지, 저 옆의 24시간 편의점
갔으면 40원밖에 안남았을 것이다.

끼익~

" 왔냐? "

" 네. 이거 주세요. "

" 자, 거스름 돈 50원. "

" 아줌마? "

" 왜? "

" 여기 40원 드릴께요. "

" 이..이걸 왜 주노? "

" 자, 이제 아줌마의 손에는 제 거스름 돈 50원과, 제가 드린 돈 40원이 있죠.
여기에 얼마를 더 보태면 100원이 될까요? "

" 이노미 사람을 바보로 아나..10원 아니가 10원. "

" 요즘 세상에 10원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

" 뭐.. 거의 없지 않켄노. "

" 그럼 그 10원을 여기에 보태서 제게 번쩍이는 은빛 100원을 갖게 함으로
인해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뭐.. 뭐라카노? "

그렇게 아줌마랑 30분을 옥신각신 한 끝에, 가까스로 100원을 ?nbsp 贄爭た都?
10원 더 얻을라구 그렇게까지 한 자신이 우스웠지만, 굳이 10원을 더 얻으려고
그런 건 아니었다. 그렇게 싸우지까지 않았다면 성현은 그 날 아무와도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 테니까. 부모님은 외국에 나가셨고, 성현은 왠지 외국에
나가기는 싫어 혼자 방을 얻어 살고 있었다. 1년에 한 두번도 만나보기 힘든
부모님.. 부모님껜 비밀로 하고 학교도 휴학해 버렸다. 귀찮아서.

그리고 힘들게 얻은 동전을 하늘로 튕기면서 오늘 하루의 운수를 점쳐보았다.
숫자면 운 좋은 거구, 순신이 할아버지면 종치는거다.

휙~

탁.

그리고 ?nbsp 맛甄?nbsp건... 숫자. 나이스~!

그런데 숫자 밑에 동전 연도를 보니.. 어? 1976년이네?

성현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원래 성현이 잔 신경을 잘 써서 동전이 있으면
년도 같은 걸 매우 잘 보는 편인데, 아직까지 1976년도 100원짜리 동전은 본
기억이 없다. 전에 사귀던 애가 76년도 생이라 1976년 동전을 주고 싶어서
찾아보기까지 했던 그였지만, 76년도 동전은 어디가서도 찾을 수 없었다.

허.. 거 참 .. 운이 좋은 건가..

... 아님 나쁜건가.



< 2 >

성현은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오래된 동전이나 우표를 파는 가게로
들어섰다. 뭐 이거 얼마나 하겠냐만은, 그래도 궁금하니까. 또 누가 아는가,
이게 무지하게 비싼 동전일지도.

" 네, 뭘 찾으세요? "

" 아니..찾는 건 아니구요, 좀 여쭤볼려구요. "

" 뭘..?"

" 이거 얼마나 할까요? "

" 이..이게 뭡니까? "

" 1976년도 100원짜린데, 이거 얼마나 하나 해서요. 이것도 값 쳐주나요? "

그러나 성현은 알지 못했다. 그 100원이 아저씨의 손에 떨어지는 순간,
아저씨의 눈빛이 변했다는 걸.

" 흠.. 글쎄요.. 얼마를 원하세요? "

" 네? 얼마를 원하냐구요? 한 1억 주시면 저야 좋죠. "

" 그럼 1억 줄테니 이거 파쇼. "

" 네 ...네? "

" 돈 준비해 줄테니까 이거 팔라구요. 1억 준다니까. "

" 아저씨,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

" 농담 아니니까, 팔아요. 응? 더 달라면 더 줄께. "

" 아,...아녜요. 됐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성현은 황급하게 100원을 손에 쥐고 밖으로 나왔다. 뒤에서 아저씨가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뒤도 안보고 달렸다. 이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이거 정말 1억원 주는 거야?

그리고 달려가는 순간,

퍼억~!

" 악~! "

" 그거 내 놔. "

" ...네? "

" 아까 그 가게에서 본 100원 내 놓으란 말야, 이 새꺄. "

" 왜요? "

" 왜요 ? 하, 이 새끼가 정신이 없구만. 내 놓으라면 내 놔. "

그러고 보니 이 사내는 아까 가게에서 아저씨와 내가 말하는 걸 유심히 듣던
사람인 것 같다. 내 동전을 뺏으려고? 흥, 어림없지.

성현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100원을 꺼냈다. 그리고 그 동전을 하늘 높이 던졌다.

" 야, 너 뭐하는거야~! "

사내는 동전을 보느라 얼굴을 하늘로 돌렸다. 온 정신에 저 동전에 팔린채로.
그래, 이걸 노렸지.

사내가 정신이 온통 하늘에 던져진 동전에 향해있는 동안, 성현은 온몸의 힘을
실어 사내의 명치를 쳤다.

퍼억~!

" 우욱....."

명치를 맞으면 잠시 숨을 쉬지 못하고, 제대로 맞으면 죽는다. 사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어디 지금 신경 쓸 일이겠는가. 성현은
사내가 엎어진 틈을 타 떨어진 동전을 주워 달렸다. 두려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벌어지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지. 아마 그 가게 주인 아저씨도 지금
나를 쫏아오고 있을지도 몰라.

성현은 숨이 턱에 닿을 정도로 달려 집에 들어왔다. 오는 동안 여러 사람이랑
부딛히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그걸 신경 쓸 정도의 정신이 남아있질 않았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가슴이 마구 뛴다. 아직도 아까 사내를 칠 때?nbsp ?nbsp주먹의 느낌이 남아있다.

근데.. 이제 어떡한다. 이 동전 이거 어떻하지.

어떡하지..



< 3 >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어? 너 성현이냐? 니가 왠일이냐? "

" 야, 너 동전 수집한다고 그랬지? "

" 응.. 근데 갑자기 전화걸어서 그건 왜 물어보냐? "

" 저기.. 너 1976년도 100원짜리 동전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 "

" 응? 아, 그 동전.. 그거 없어. "

" 없다니? "

" 그 해 1976년에 만든 100원에는 은이 규격보다 많이 들어가서 한국은행에서
전량 수거해 갔거든. 만들어 지고 나서 풀린 금액도 얼마 안되는 데다, 돈이
일단 돌게 ?nbsp 퓔?nbsp은행을 거치게 되니까. 은행을 거칠때 76년도 동전은 전부
회수되었구, 그게 벌써 20년도 전이니까 이젠 아마 하나도 없을 껄. "

" 그래? 그럼 그거 만약 있으면 뒤게 비싸겠네? "

"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아마 동전 수집하는 사람이면 집 팔아서라도 사려구
할꺼다. "

" 그래.. 그렇구나. 알았다. 고맙다~ "

" 근데 그거 왜 물어본거야? 혹시 너 그 동전 구했어? "

" 아냐아냐. 됐다. 끊는다. "

찰칵.

휘유....

가게 아줌마랑 옥신각신 해서 받은 동전이 이런 동전일 줄이야. 성현은 꼭
뭐에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참 막막했다. 이거 그냥 가지고 있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처리를 하자니 불안했다. 또 아까같은 경우를 당하면 어쩌란
말인가.

에라. 마음도 심란한데 주민이한테 전화나 걸어야 겠다.

따르르릉~

" 여보세요? "

" 어, 주민이니? "

" 응. 성현이 집에 있었네. "

" 백수가 어딜 가겠냐.. 학교는 잘 다니니? "

" 응. 나야 뭐 그렇지. 그냥 잘 있나 해서 전화걸어 봤어. "

" 흠.. 실은 잘 있질 못해. "

" 왜? "

" 사실은... "

......

......

" 어머어머. 그럼 그 동전이 1억원짜리란 말야? "

" 1억원 이상인 거지. 돈 더 달라면 더 준다구 그러든데? "

" 와.. 그럼 나 그 동전 구경해 봐두 돼? "

" 그래. 그럼 네가 올래? 나 지금 돈이 없거든. "

" 쿠.. . 1억원짜리 동전 가진 애가 돈이 없다구 하니까 이상하다 얘."

" 나두 이상하다. 이거 팔면 너한테 맛잇는 거 사줄테니까, 일단 와라. "

" 응~ 그럼 갈께~ "

주민이. 같은과 같은 학번. 휴학 하기 전에 과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 하지만
친구일 뿐이다. 더 이상은.. 물론 더 이상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고, 또
성현이는 주민이를 그만큼 좋아했지만, 아무래도 주민이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이 대로..친구 사이라도..그렇게 지내는 ?nbsp 痼?nbsp좋았다. 까짓거 볼때마다
마음 아픈거 나만 참으면 돼지 머.

나만.. 참으면 돼지.




< 4 >

" 와.. 생긴건 그냥 동전인데.. 이게 1억짜리라니.. 참.."

" 그거 그냥 팔지 말구 가보로 할까? "

" 100원짜리를 가보로 해? 푸훗..그러다가 네 아들이 이거가지고 과자 사
먹으면 어떡할려구 그래? "

" 뭐.. 비싼 과자 먹는 구나 하겠지 머. "

" 그래, 너 다운 대답이다. "

" 근데 나 할 말 있어. "

" 뭔데? "

"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도저히 못참겠어.."

" 뭔데, 말 해봐. "

" 사실.. 나.. "

" 나? "

" 나... 배고파. 밥 좀 사줘. "

" 으이구~! 괜히 무슨 말 할 것 처럼 긴장하게 해 놓구선. 알았어~! 나가자.
내가 사줄께. "

실은 제대로 말 하고 싶었다 머.

그렇게 성현은 주민과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길 건너 김밥집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 서..성현아.."

뒤를 돌아보니...

주민이가 사내에게 잡혀있었다. 어제 그 사내.

" 너 이새끼.. 소리지르면 이 여자애 찔러버린다. 가만히 따라 와. "

아무래도 성현을 찾아서 계속 동네를 돌아다녔던 것 같다.

" 자, 내놔. "

" 지금 없어요. "

" 어쭈구리.. 너 거짓말 하면 이 여자애 찔러버릴꺼야. 응? 얘 다치는 것 ?nbsp 린?nbsp
싶니? "

사내는 천천히 칼을 주민의 뺨으로 찔러가기 시작했다. 뺨에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알았어요. 줄께요. "

" 그래. 생각 잘 했다. 빨리 내 손에 올려 놔. 어제처럼 던지면 그냥
찔러버리고 만다. 응? "

" 알았어요. "

그리고 성현은 동전을 꺼내어 사내의 손에 올려 놓았다.

그 순간,

" 아악~!! "

주민이 그 틈을 타서 힐로 사내의 발을 짓밟아 버렸다. 그리고는 사내의
품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성현이의 주먹이 사내의 명치를 강타했다.

" 커허헉.. "

어제 맞고 오늘 또 맞으니 얼마나 아플까. 아. 그런 생 각 할 때가 아니다.
도망쳐야지.

성현은 얼른 떨어진 동전을 주운 다음 주민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 야, 너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겼니? "

" 네가 어제 있던 일 말할때 그랬잖아... 동전 하늘로 던져서 그 남자 신경
딴데 팔린 사이에 쳤다구. 나두 흉내 좀 내 봤지 머. "

" 대단하다 너두 참.. "

그러나 그 순간,

휘익~!

퍽~!

" 아아아아아악~! "

" 주민아~! "

" ** 놈들.. 두고 보자. "

사내는 가슴을 움켜쥐고 도망치고 있었고, 사내가 던진 칼은 주민의 등에
박혀있었다.

" 주민아~! 주민아~! 괜찮니? "

" 서..성현아 .. 아퍼.."

피가 많이 흘러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병원에
전화를 해야 겠다. 성현은 급히 주민이의 지갑과 주머니를 뒤져 보았지만
전화카드고, 동전이고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자니
가게가 너무 멀고, 그럼.. 남은 동전은...

" 주민아. 잠깐만 기다려. 내가 병원에 전화할께. "

" 서..성현아.. 나..죽...는.. 거야? "

" 안죽어~!!! 안죽는다구~!! 잠깐만..잠깐만 기다려 봐~! 알았지~! "

" ...으응.. "

눈물이 계속 흘렀다. 왜 하필 주민이가.. 차라리 내가 맞는게 더 나았을
것을..

성현은 전화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꺼냈다. 바로 그 동전을.

딸랑.

동전이 전화기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다.




< 5 >

" 성현아~! 빨랑 안와~! "

" 알았어. 간다구.. 으이구..구박 좀 하지 마라. "

" 학교 다시 처음 가는 건데 지각할려구 그래~! 빨리 와~ "

" 알았다구~~ "

" 내가 앞으로 너 하는 거 다 신경쓸테니까 알아서 해. 똑바루 안하면 너두
힐루 콱 밟아버릴꺼다~! 또 휴학하구 그러면 안돼~!"

" 와.. 무섭다 주민이.."

" 너 나한테 1억 썼잖아. 그 값은 해 줘야 지. "

" 그냥..그러지 말구 뽀뽀 한번만 해주면 되는데.. "

" 뭐? "

" 아냐아냐. 농담이야. 얼른 가자. "

쪽~

" 어.. 너.. 주민아.. "

" 훗... 뽀뽀는 따루구 아직 나 너한테 1억원 갚을 건 그대로 있는거다~ 빨리
가자 , 우리~ "

" 그래~! "

그래..

이 정도면 1억원짜리 100원을 쓴 보람이 있는 거지?

그렇게 내리쬐는 아침 햇살 사이로

성현과 주민은 학교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화기로 들어간 76년도 100원은

어쩌면 돌고 돌아 당신의 주머니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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