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포리너와 농구를~! (3574/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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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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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포리너와 농구를~! (3574/37582)

포럼마니아 1 6,701

내가 얼마나 농구를 좋아하는 지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잠든지 2시간 뒤의
나를 깨우는 방법은 " 농구하러 가자~! " 라는 말 뿐이라는 건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발이 삐어서 팅팅 부었어도 " 한 골만 더 넣고.. " 라고 말하고 결국
병원에 업혀가야 했던 걸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러나 이렇게 농구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하나의 꿈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포리너와 농구해 보는 것.

이제 한국은 나의 무대가 아니다. ( 비웃지 마라..-_-; ) 세계의 농구인과
한판 승부를 벌여 보고 싶은 것, 이것이 바로 나의 꿈.

아차. 포리너란, foreigner..forienger..forigner..사전을... 어서 빨리
사전을.. 우어어~! 찾았다~! 포리너는 foreigner n. 외국인, 이방인, 문외한,
외국제품, 외래동식물, 외국선. 이란 뜻인데, 설마 내가 외래동식물과
농구하자는 소리는 아닐테고.. 포리너는 외국인이란 뜻이다.

아무튼, 드디어 나에게도 포리너와 농구를 하게 되는 날이 왔으니, 바로
오늘이었다.

오늘은 사실 학교에 나갈 일이 없었다. 아침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수업이
있었고, 저녁에 프로젝트 설명회가 있었으니까... 학교에 나갈 일이 없었다.
-_-; 그렇지만 내가 학교를 나간 이유는, 친구와 같이 농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여, 왔냐? "

" 패스해 줘~! "

그리고 농구장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친구의 패스를 받아 나는 멋지게
앨리우프 덩크를 했다. 보는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쳤고, 순식간에 농구장은
환희의 도가니가 되었다.

.... 대충 뻥인거 같으면 알아서 가려듣기 바란다.

암튼 내 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나는 더블 클럿치, 트리플 클럿치, 파워덩크,
프로 레이엽, 하프라인 3점슛, 앨리우프 백덩크, 한바퀴 재주넘고 림 위에
올라가 담다디 춤 추고 덩크하기를 하며 신나게 슛연습을 하고 있었다.

.... 대충 뻥인거 같으면 알아서 가려듣기 바란다.

그렇게 한참 슛을 쏘다 보니 저 농구장 한 구석탱이에 머리가 금색이고 얼굴이
하얗고 눈이 파란 아이가 우리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보아하니 우리나라 애 치고는 너무 하얗고 파랗고 금색인데.. 설마.. 저
아이가.. 바로..

포리너~~~~~!!!!!!!!!!!

오오오~! 드디어 나는 포리너와 농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야야~! 저기 봐라. 저기 외국인 맞지? "

" 응. 맞는 것 같은데. "

" 야. 같이 농구하자구 그럴까? 여기 계속 보는 걸로 봐서 농구 같이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

" 근데 저렇게 쪼끄만 애하구 무슨 농구를 하냐? "

" 암튼 포리너잖아. -_-; "

" 맘대로 해. 근데 너.. "

친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그 아이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입을 열려는 순간,

' 너 영어 할 수 있어?.. 아까 저 놈이 말하려던게 이거였구나. -_-; '

" ?? <- 포리너 아이의 표정 "

" 에.. 또... Do you wana play with us? "

오오.. want to도 아니고 wana라니.. 저것은 이미 영어에 능통한 사람만이 쓸
수 있다는 미국식 표현 아닌가~! 그렇게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있는 나에게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 몽냐교돠기조댜겹ㅈ됴t보됴ㅕㅑㅈㄷ겨쟈뵤~ "

" ( 뭐..뭐야~! ) What? "

" ㄴㅁ오ㄷㄱ97ㄴㅁ오려ㅑㅁ뇩ㅈㄷtㄷ갸재됴X됴ㅚㅏㅇ샥~! "

" ( 호..혹시..) Where do you come from? What's your contry? "

" 쏘련. "

헉. 쏘련~!!!!

" 야, 뭐하고 있어? "

" 얘 쏘련애래. "

" 뭐? 쏘련애? "

" 응. 너 어디서 왔니? 하니까 쏘련 그러던데. "

" USSR이나 러시아나 소비에트가 아니고 쏘련이라구 그랬다구? "

" 응. 쏘련. "

" 너 잘못들은 거 아녀... 외국말로 물어봤는데 쏘련이라고 대답하는게
어딨어~!! "

" 다시 물어볼께. 봐봐. Where do you come from? "

" 쏘련. "

" 어..정말이네. -_-; "

" 거봐.. "

내가 생각해도 좀 이상했다. 쏘련이라는 것만 한국어로 배워서 왔나? 암튼,
여자저차 이러쿵 저러쿵 해서 우린 그 이상한 아이와 같이 농구를 하게 되었다.

근데 나로서는 처음으로 포리너와 농구를 하는 셈인데, 문제는 얘가 너무
농구를 못했다. 무척이나 어려 보이기도 했지만, 농구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는지 폼이 영 엉망이었다. 마음같아서는

" 좀 더 높이 쏴 봐~! 손은 가운데로 모으고~! 무릎은 자연스럽게 굽혔다 펴
봐~! 그리고 눈은 림을 보고~! "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걸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번히 무릎을 꿇어야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중대한 사명이 있었다. 바로 민간외교~!! ( ... 비웃지 마라.
-_-;) 만나기도 힘든 소련애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의 행동에 적당한 반응을 하여 한국은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Ex) 꼬마: 슛을 쐈는데 림도 안맞고 떨어진다.
터빵: 땅을 치며 통곡한다.

꼬마: 슛을 쐈는데 림에서 맴돌다 안들어가고 떨어진다.
터빵: 머리를 쥐어 뜯으며 아쉬움에 몸부림친다.

꼬마: 슛을 쐈는데 림에서 맴돌다 가까스로 들어간다.
터빵: 농구장을 달리며 환호성을 지른다.

꼬마: 슛을 쐈는데 어짜다가 클린슛이 되었다.
터빵: 입을 손으로 가리고 몇초동안 말을 못하다가 아이를 얼싸안고 빙빙
돈다.

... 분명히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_-;

그런데 농구를 하다 보니 깜빡 잊고 까먹은게 있었다.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인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서로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 음.. 터빵은 머릿속에서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를 떠올리며 드디어
아이와 유창한 영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 Hey, How do you do? "

" oh... I shoot there. "

" My name is Bread Butter. what's your name? "

" My name is ㅇ랴ㅛㅈㄷ고ㅑㅛㅐ.( 러시아어잖아유.. -_-; ) "

" How old are you? "

" I must go back in fifty minutes. "

" Why did you come here? "

" My father is in the building. "

" Where do you go to in Korea? "

" First time. "

" What do you think about Korea? "

" I'm twelve years old. "

" ( 내 어깨를 툭 치며 ) 오 터빵이~! 영어가 자유자재로 되는데~! "

" 훗.. 내가 원래 한 영어 하지. "

" 뭐 물어본거야? "

" 응. 얘 이름 물어봤는데 자기도 잘 모르겠대. 나이는 15살이구, 한국에 왜
왔냐구 하니까 아버지 찾으러 왔대. 한국 어디 어디 가 봤냐는 질문도 했는데,
첫눈에 보고 반했다고 그래더라구.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니까
12년전부터 오랫동안 생각해왔대. "

" 오... 대단한 걸. "

" 훗.. 뭘.. 이정도는 해야 인터내쇼날맨이지. "

" 오오오~!!! "

....나나 그 아이나 서로 무슨말 하는 지 몰랐을꺼다. -_-;

암튼 그렇게 농구를 하면서 우리는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물론 서로 말은
안통하지만... 공을 몰고 드리블 하는 나를 막을려고 손을 뻣치는 그 아이의
표정을 볼 때, 그리고 그 아이에게 보이려고 괜히 오버하면서 슛을 하는
친구의 표정을 볼 때 우린 충분히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경기를 한다고 해서 코트를 비워주고 내려오면서
아이에게 뭐 좀 마실래? 하고 물어봤더니.. 자기는 아연과 다른 화학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서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고 대답했다. ( 자, 여기서
여러분은 놀라도 좋다. 저 어려운 말을 난 제대로 해석해 낸 것이다. 장하다
터빵, 훌륭하다 터빵~!! ) 그리고 괜찮다며, 고맙다며 웃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아까 같이 농구하자고 말을 건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로 굿바이를 외치며 아이를 떠내 보낸 후, 나는 깜빡 잊은 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 아차~! "

" 야, 왜그래? "

" 아니.. 쟤한테 농구 좋아하느냐구 물어보는 걸 깜빡 잊었어. "

" 짜식.. 당연한 걸 가지구... 아까 걔 등 뒤에 있던 거 생각 안나? "

" 맞다.. 그래. "

그 아이의 등 뒤에는..

마이클 조던의 백넘버인 23번이 크게 찍혀 있었다.

농구 만세~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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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38
하면 된다? 아니아니.. 나는 되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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