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샤다이] 누나의 유령 (7557/3759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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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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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샤다이] 누나의 유령 (7557/37592)

포럼마니아 0 3,941

-누나의 유령,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술자리 다녀온 다음 날이면 늘 팩우유를 까마신다.
아침부터 (아침이래 봐야 11시다) 대문 앞에 서서 우유를 연거푸 마시고,
눈치보다가 형 것까지 한 개 더 까먹고, 녹슨 거리로 나섰다.
빠람빰~~
간만에 식욕이 회복되었다
이제 성욕이 회복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하하.. 이게 뭔소리야 -_-;;)
노란 햇빛으로 휩싸인, 꽤나 괜찮은 느낌의 아침.
Queen 의 음악이 귓속으로 힘을 가득 밀어 넣는다.
발걸음이 재밌어진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

바보 같지만, 내 인생의 8 할은 여자에 의해 좌우됐다.
여자 때문에 건전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여자 때문에 미래의 꿈이 바꿨고,
여자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연상의 여자를 하나 만났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추웠고, 갈 데가 없어서 오락실로 들어갔다.
모자를 눌러쓰고 버쳐파이터Ⅲ 를 신나게 해댓다.
그리고 고삘 둘과 미친 듯이 싸웠다.
콜라를 눈에 붓고, 쌍판에 의자를 연속으로 쳐집어 던졌다
일부러 모서리 쪽으로 맞췄다.
놈들은 이마를 움켜잡고 쓰러지더니 제대로 일어서질 못했다.
쉬운 승부였다.
사탕 까먹으며 토끼려는데 왠 놈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뭐냐 ?
눌러쓴 모자를 올리니 노랑, 보랏빛 대가리의 양아치 셋이 보였다.
아까 애들이랑 같은 교복이다.

"젠장, 한패구나.."

쫄았다는 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 무표정을 유지하고 서 있다가...
놈들이 말하는 중간에 선빵을 날렸다. 그리고 가운데 놈 얼굴에 의자를 꽂았다.
이번에도 모서리로 쪽으로 맞춰줬다.
오락실 안이 난리 났다.
난 버파의 아키라가 아니다 그렇다고 울프맨도 아니다.
흥미로운 고함소리들-
하지만 5 대 1 의 무모한 싸움을 진행한다.
의자를 무기로 악을 쓰며, 머리채 끌어 벽에 박치기시키고,
왼발 들어 대가리 찍고, 의자 던지고...
그런데 발목을 붙잡혔다.

"헉..."

발을 빼려고 몸부림치는데 의자 맞은 놈들이 하나둘씩 일어섰다.
당황한 난 워크맨을 던지며 저항했지만 뒤엣 놈에게 쉽게 잡혔다.
그리고,

"잡았어. 이 새끼 까"

...........
....................

5 명에게 40 초 정도 짓밟혔다. 별로 안 아팠다.
경찰이 올거 같아서 나도 밖으로 따라 튀었다.
뛰면서 입안의 깨진 사탕들을 뱉어 냈다.
재미난 욕들도 입에서 툭툭-
쓰리하는 자식들이 싫어서,
뒤편에 앉은 귀여운 금발 파마머리의 지갑을 훔치길래 쳐다봤더니
뭘야려 씨팔 놈아, 돋만한게... 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사용해 욕을 해서
나도 모르게 컵에 든 콜라부터 눈에 붓고, 의자를 꽂은 것 같다.
5 명 이였지만, 좀더 괜찮은 연장만 있었으면 이겼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자꾸만, 자꾸만...
헤-
군함을 타서 거칠어진 건가 ?
카세트 뚜껑이 썩은 이처럼 흔들거린다. 형껀데 큰일났구만.
카세트를 만지려고 모자를 벋는데
머리에서 피가 주루룩 흐르는걸 보고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그리고 어지럽고 토할 것같아서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제길, 맞은 증후가 이제야 올라오다니. 통증이 심하다.
꽤 맞았나 보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

사실은
아까 그 금발 여자애..
내 사랑하는 74 년생 기집과 닮아서 쳐다본 거였다.
그렇게 놓칠수 없는 그녀를 발견했고, 틈틈히 보다가 지갑 훔치는걸 목격했고,
달려들었고, 휘둘렀다가... 이 꼴이 되서 한없이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다.
후후..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내 곁에 나타났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떠나기전 내 마음 하나를 깨 놓았다.
깨 부셔 놓았다.
그래서 나는 몇 년째 마음 한 부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난 알고 있다.
누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도 내게로 출발조차 하지 않았다... 는 것을.
그러나 그것은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기다림은...내 정신을 고양이 발톱 앞의 쓰레기 봉지처럼 할퀴어 터트리며 헤집는데
그것은 태평하기만 하다. 그것은 자유다. 내겐 자유가 없다.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끔찍한 것.

피가 멎은 후 다시 모자를 누르고 신촌의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신촌은 내게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언젠 가부터 난 계속 이방인이다.
녹슨 신촌을 기웃거리다 현대 백화점 뒷편의 형 작업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바로 출수했다.

"어.. 왠일이야 ?"
"재식형은 없네 ?"
"오늘 동아리 발표회 총연습 있어"
"총연습이라구 ?"
"응"
"형은 왜 안갔어 ?"
"난 이따 재식이가 데리러 와 (시계 보며) 좀있음 올꺼야"
"총이랑 총알은 준비했어 ?"
"(대꾸 없이 운동기구 쪽으로 걸어간다)
그럼 다다다다~ 다죽어라~ 오늘은 총연습이다~ 이런 것도 하겠네 (^O^)"

형은 운동기구 틈새에서 쌍절곤을 꺼냈다.
그리고 허공을 몇 번 가르더니 뒤돌아봤다.
난 즉각 무릎꿇고 엎드리며 사죄했고,
형은 절 3 번하고 남희석 흉내를 내면 용서해준다고 말했다. 하라는 데로 다했다.
말도안되는 인간. 쌍절곤에 남희석흉내라니.. -_-;

냠냠..
이 작업실은 형 친구네 집 차고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다.
형과 과친구들은 이 곳에서 많은 일들을 한다.
원래는 우리 집 지하에서 하려 했는데
어떻게든 나가려는 형의 의지를 꺾을 수 없어서 엄마가 허락했다.
작업실을 둘러 보다가 형 컴퓨터에 앉아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래, 좋아좋아~ 잘하고 있어."

뒤돌아보니 농구 경기를 보고 있다

"SK 가 이기나 부지 ?"
"응, 30 점만 내면 1 점차로 이길 꺼야"

푸하...
나도 저렇게 낙천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30 점만 내면 1 점차라.

"정준이 동생이니 ?"

재식 형 할머님께서 우리집 강아지를 가슴에 안고 들어오셨다.

"예, 야간 유치원 출신의 군바리예요"
"어이구, 형제가 똑같이 생겼네~"

-_-;;;;;;;;;;
형은 다시 허공으로 쌍절곤을 휘둘렀고,
난 벽에 붙은 벌레들 주먹으로 때려쳐죽였다.
우리가 닮았다니.. -_-
다 죽였다.

"밍키는 왜 데려왔어 ?"
"아까 나올 때 엄마 차 탔는데.. 5 시까지만 맡아달래서.."

다시 인터넷을 즐겼다.
w 를 누르고, 한가한 여자 연락 줘요~ 라는 제목을 올리고
핸드폰 번호와 주머니 액수를 적었다.
yahoo korea 를 누볐다. 김규리는 정말 깜찍하다.

"피자 먹을 사람 ?"

할머니의 질문에 형만 대답했다

"저요~ (^o^)/"

잠시후..

"쥬스 마실 사람 ?"
"저요~ (^o^)/"

이번에도 형만 대답했다.

"아이스크림 먹을 사람 ?"
"저요~ (^o^)/"
"정준이만 먹성이 좋구나 ^^"

작자 미상의 일본 만화를 인터넷상으로 봤다.
캐릭터마다 가진 특이한 헤어스타일, 끝장내주는 동영상.
만화로만 할 수 있는 걸 만화로 100 % 다 보여주는 재패니매이션.
피가 뚝뚝 흐르듯이 신선한 제패니매이션
감동 보단 작가의 장인 정신과 인내력이 커다랗게 느껴졌다. 영화론 절대 표현
불가함을 만화를 통해 이렇게까지 리얼히 보이다니. 쪽발... 이지만 존경스럽다.

"쓰레기 분리 수거 하는 거 도와줄 사람 ?"

할머니가 문밖에서 물으셨다.

"한 명만 있으면 되는데... 한 명만..."

형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내 옆통수를 꾹꾹 눌렀다.

"새꺄, 너도 뭐라고 말좀해봐라.. 할머니가 너 벙어린줄 알겠다."

썅... -_-;;;;;;
형 뒷통수 한 방 쉐리고, 작업실 불끄고 나갔다.
짜증나는 인간. 아빠한텐 상대도 안되는게..

"씹쌔끼, 불안켜놔~~ "

마당에서 할머니를 도와 드리고 작업실로 돌아오니
형이 개구리 나오는 일본 애니매이션을 보며 킥킥거리고 있다.

"나 컴퓨터 좀 쓸께.."
"이거 마져 보고.. 크하핫.. 히히"

형이 애니매이션을 보며 신나게 웃는다. 후후, 참 낙천적인 인간..
뒤늦게 애니매이션에 미쳐서 부모님과 싸워 이기고 선택한 길.
컴퓨터 앞에 앉은 형의 천진난만한 웃음 속에 진실이 보인다.
형의 생각과 마음은 언제나 애니매이션에만 집중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기쁘기 때문이다.
근데 저 인간 뭔 말 인줄 알고나 웃는 건가 ?

"개구리가 뭐라고 그러는지 알고 웃는 거야 ?"
"븅신.. 개구리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어딧냐. 제정신이야 ?"
" 휘청~ -_-;;"
"군대 가더니 멍청이,쪼다,개망나니,정신병자,불효자에 사팔뜨기까지 됐구나."
"에라이~ (등짝때리며) 사팔뜨기 자쉭아~ !!"

우화..하... -_-;;;;;;;;;
황당해서 천정보고 웃다가 아까처럼 뒷통수 쉐리고 튀려는데
밖에서 크락숀 소리가 들렸다.

" 빵빵- 정준아, 가자~"

재식형이 왔나보다.
한 방 크게 쉐리려 했는데... 봐줬다. 운좋군~
형은 잠깐만 기달려 라고 외치고 가방가지러 재식형 방에 올라갔다.

"형, 나도 총연습 따라가면 안돼 ?"
"사팔뜨기가 총연습 하면 사고나. 넌 절대로 안돼."
"아썅, 내가 왜 사팔이야 -_-?"
"사팔에 삼십이니까 사팔이지 븅시나, 넌 구구단도 모르냐 ?"

아오~~~~~~~~ 열받어 !!!
왜 사팔이냐니까 사팔에 삼십이라구 -_-?
이런 유치뽕짝스런 정신병자 변태인간을 봤나 ! 퉤에~~~~~~~~~~~~~~~~~~
그런데 형이 나올 때 밍키가 쏜살같이 안으로 들어가더니 2 층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형은 조금만 더 기다리라 말하고, 밍키 잡으러 2 층으로 올라갔다.

"니 형 왜 또 올라갔냐 ?"

난 설명하기가 귀찮아서 재식형과 친구들에게 이렇게 둘러댔다.

"형네 할머님께 인사하러 갔어. 곧 내려올꺼야 ^^"

잠시후 형이 차에 올라 타며 말했다.

"그 늙고 미련한 뇬이 침대 밑에 숨어있지 뭐야,
그래서 우산으로 목을 걸어서 끌어냈지. 지금 마당에 있어. 히히.."

때마침 할머님께서 마당에서 손을 흔들어 주셨다.
우헉... -_-;;;
뭐지 ? 이 이상한 상황전개는 -_-?

"(멱살을 잡고) 뭐,뭐라구 새꺄 ?"
"뭐야.. 갑자기 왜그래 -_-?"
"(장난이 아님) 다.다시 한 번 말해봐"
" 그러니까 저 늙고 미련한 뇬이.."

말도 끝나기 전에 선빵 날라가고, 형은 반사적으로 왼주먹 던지고,
우화하... 난리났다. 누구의 잘못인가 -_-?
하지만 잠시후 진실이 밝혀졌고, 난 차에서 내려 죽도록 달렸다.

"씹색, 이따 넌 집에서 뒤졌어 !!"

제기랄, 오늘 뭐 이렇게 꼬이냐 ? 그나저나 이따 집에 어떻게 들어가지 -_-;;
친하지도 않은 여자 친구를 호출해 락카페가서 현실도피하며 놀다가,
그녀에게 최신 춤을 배우다가 열받아서 포기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오후 5 시.
간만의 휴가를 이렇게 죄책감에 시달리며 시간과 데이트나 해야 하다니

"난 내게 주어진 하루에 대해서 왜 이렇게 시간 때우기를 해야 하는 거지 ?"

라고 하늘을 향해 외쳐봤지만.. 하늘은 파랗기만 했다.
젠장...
하늘을 향해 뭔가 찢는 소리를 내고 싶다.
내 삶의 답답함들을, 동생이라는 이유로 파문된 사랑을 찢어발기기 위해서.

7 시가 다되서 집으로 돌아왔다.
형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부엌으로 가서 토스트를 만들어 먹었다.
토스트는 몹시 맛이 있었다. 너무 기뻤다.
그리고 Queen 의 음악을 다시 들으며 한동안 우울하다......
는 느낌을 품으며 침대에 누워 천정을 올려다봤다.
천정만보면 생각나는 사람. 여자, 누나. 아까 본 금발 머리.
도 떠오른다. 냠냠...

이제 난 누나와의 만남이 내가 원했던 대로될 거라고 믿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었던 것처럼.
하지만 내가 어리지만 않았어도...
2 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동생이 아니라 연인이였을텐데라는 생각이..
헤헤, 참으로 바보 같은 끈질긴 생각.
근데 프레디 머큐리는 왜 동성연애를 했을까 ?
의미 없는 하루의 연속이다 보니 드는 생각들이란 게 다 조잡하다.
우유도 가져올 것을. 냠냠...
잠들었다가 저녁 12 시가 다되서 아는 동생에게 술 마시자는 연락이 왔다.

"오빠가 게시판 올린 글 봤어"
" ?? "
"지금............... 만나자. 응 ?"
" 넌 이 시간에 만날 만큼 안친한걸로 아는데.."

형이 운영하는 통신 소모임에서 만난 여자 앤데 얘와는 가치관이 너무 다르고,
말을 한다고해도 전혀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군입대전부터 안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휴가 때만 되면 어떻게 알고 집에 전화 걸어서 만나자고 난리다. 형이 얘기하나 ?
그리고 난 야하고 어른스런 여자애들 별로 안 좋아한다.
사람다운 사람이 없다고 날마다 외치는 그녀에게,
내가 우연히 사람으로 보였다는 것이 놓칠 수 없는 끈인가 보다.
하지만 나는 야한 여자가 싫다. 정말로 싫다.
아니 왠지 두렵고 피하고 싶다.
나에게는 이상한 여자 애들이 많이 달라붙는다.
내가 이상한 놈이어서 인지,
아니면 이상한 여자들을 전담해야 하는 팔자라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완전히 미쳐 버리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흉계인지
이상한 여자애들을 정말로 많이 달라붙는다
나도 트루먼 show 의 짐캐리처럼 몰래카메라 되는 인간인가 ?
후후..
하지만 결국..... 결국,
쓸쓸함에 쫓길까 하여 술자리를 찾아갔다.
그녀는 친구들과 담배를 꼴아물고 인생에 대한 얘기를 했고,
난 늘 그렇듯이 콜라 시켜 놓고 천정을 향해 쏠로 건배를 했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

행복에 넘쳐도 생각이 난다....
힘들어 지쳐도 생각이 난다....
늘, 언제나 생각이 난다...
그러나 모든 것은 생각 뿐 현실은 내게 냉정하다.
누난 남자들을 만나 자연스레 하룻밤을 나누고 자연스레 헤어진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 눈을 쳐다보고 얘기를 한다.
이해가 가지 않는 누나의 모습.
왜 그렇게 사는지 알 수가 없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 건지...
근데도 계속 누나를 집착하는 나 라는 인간이란 과연 ?
후아- 머리만 어지럽다. 죄없는 내 머리.
지난번 휴가 때도 누나를 찾아갔었다. 누나 작업실로..
누나를 만나 웃음을 나누다가..
작업실 불을 꺼 놓고 쇼파 위에서 누나와 처음으로 밤을 샛다.
누나와 번갈아 가면서 밤새도록...
노래를 불렀다.
캄캄한 방.
유일한 빛이였던 네모난 창문 밖의 가로등.
바닥에 엎드러진 싸구려 양주병,
누나의 담배 연기와 가로등에 비췬 짧은 치마,
발끝에 아슬히 걸친 검정 하이힐..
누나의 허스키한 음성, 웃음소리.
그리고 누나를 위해 부른 나의 수많은 노래.
누나가 알지 못하는 노래에 숨겨진 마음..

이상은 그 날 밤의 영상.
나도 누나의 몸을 원하는 남자일까 ?
후훗... 그런데 왜 자꾸 누나를 만나려는 걸까 ?
누나에게 있는 무언가가 나를 미치고 정신을 잃게 한다.
이런 나 자신이 놀랍지도 밉지도 않다. 그냥 아무 느낌 없다.
마치 환자 같다. 뭔가에 중독된 환자.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머리만 아플 뿐이다.
생각이 난다. 생각이...

담배로 숨을 쉬는 여인들..
틈에서 춥파춥쓰를 꺼내 먹었다.
이젠 남자와 화장품, 다이어트에 대해 쑥떡궁을 한다.
가끔씩은 이런 자리가 여자에 대한 환상들을 깨부셔주는데 큰 역활을 해준다.
왜냐면 난 이런 스타일의 여자들을 정말...

"오빠는 왜 저런 거 안해 ?"
"뭐 ?"

그녀는 서로 머리통을 붙잡고 키쓰하는 연인을 가르키며
내 어깨에 살며시 머리를 기댓다.

"저거 ?"
"응.."

화장으로 짙은 동생의 눈이 내 눈을 유혹한다.
그리고 갑자기 무릎 위로 올라 앉더니 입안의 춥파를 빼냈다.

"어라.."

동생이 모자를 벋겨낸다.. 그리고 양손으로 내 목을 감쌌다.

"왜........... 저런 거... 안해 ?"

그녀의 눈이 내 눈 안으로 들어온다.
그녀의 입술이 다가온다.
들어온다..

"난 저 여자 누군 지도 몰라."
" .............."

동생은 큰소리로 짜증을 지르더니 담배를 폈다. 사탕을 던졌다.
후아........... 실수할 뻔했다. 진짜로..
난리난 심장 소리. 흐흐.. 메롱~

새벽 3 시...
오래지 않아 잠이 몰려올 것이고 그럼 난 잠들 것이다.
한밤중과 새벽녘 중간에 겨우 두 세번 울리다 침묵하는 전화 벨처럼
그렇게 안타깝고 섬세한 여자라면 좋겠는데...
여인들이 앞에서 재잘거린다. 그런 여자라면 좋겠는데...
난 잠든다. 그런 여자라면 좋겠는데..
잠든다.. 그런 여자라면....
좋겠는데... 서럽다....
잠든다.. 좋겠는데.
눈물이 난다.
잠든다.


아침...
이래 봐야 11 시.
오늘도 집에온 기억은 없다. 피식~
다시 대문 앞에서 우유 두 개를 까마시고,
눈치보다 한 개 더 까먹고, 녹슨 거리로 나섰다.
빠람빰~~
이제 성욕만 회복되면 된다. 성욕아 어서 회복되어라~!! 움움화하하~ (^O^)
순간 뒷통수 멀리에서 들리는 형의 고함소리

"니미럴, 카세트 누가이래 놨어, 누구야~~!!!"

빨리 녹슨 거리로, 녹슨 거리로 -_-;
인간관계에 관한 한 나는 참 피곤하다. 몹시도 피곤하다.
계속 들리는 형의 목소리.

"거기서, 씨빡새꺄. 너 오늘 다살았어 !"

발걸음이 빨라진다 -_-;
단 한번이라도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좀 세상이 행복해지는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
나와 아는 사람들은 나에게 늘 상처나 피해를 입힌다.
나는 이제 자유롭고 싶다. 어떻게든. 무슨 수를 쓰던, 지간에 말이다.

"씹새끼"

젠장, 튀어야겠다 -_-;;;

.............
....................

잠시후 난 형에게 붙잡혔고,
열라 얻어터지는 영상이 흘렀다. 열라게 얻어터지는 영상이..

"카세트 망가트리고, 친구랑 싸움붙이고, 우유도 이틀연속 다쳐먹고.. 니 미쳤구나"

영상은 길었다. 열라 길었다 -_-;
첫째 아들이라고 마음 씀씀이까지 첫째는 아니다.
괴로운 옆구리. 아까운 3 만원...

오늘도 누나를 떠올릴 것 같다.
마치 그럴 수밖에 없다는 듯이...
하지만 Queen 아저씨들이 위로와 힘을 준다.
다시 재밌어지는 발걸음.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끔찍한 것.
냠냠...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란 곡은,
매우 신나는 멜로디를 지녔지만 가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마치 Queen 이 그렇게 살던 것처럼.
그리고 샤다이의 삶이 그러하듯이...
24 살. 샤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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