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매직맨] 나는 소주가 좋다. (7734/3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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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매직맨] 나는 소주가 좋다. (7734/37592)

포럼마니아 0 710,772

내가 소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일단 마실 때 쓴 맛과 넘어갈 때 시원한 맛, 그리고 배속과 창자를 휘젖는

그 뜨거운 맛을 좋아한다.

맥주와 양주도 그 나름대로의 맛과 멋을 가지고 있지만 소주에 비할 바는 아니다.

소주병은 한 마디로 무대뽀 모양이다. 콜라병처럼 여자몸매를 흉내낸 것도 아니고

양주병처럼 화려한 멋도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목하고 허리 없이 쭉 뻗은

우리들의 어머니같은 몸매이다. 그런 점에서 더 친근감이 간다.

소주의 색깔은 무색이다. 거기에는 아무런 첨가색도 없고 거품도 없다.

투명무색이기 때문에 맥주나 양주와 달리 소주병을 통하여 그대로의 모습으로

세상을 볼수 있다.

소주의 양은 참 신기할 정도로 소주잔에 7잔 반이다.

얄밉게도 한 병을 더 시켜서 모자란 반 잔을 채우게 만든다. 한국사람은 절대

모자란 것을 그냥 둘 수 없는 성격을 이용한 얄미운 상술이라고도 생각되지만

나는 그 점이 귀엽기까지도 하다.

소주병에 있는 그 수많은 심볼들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처음 소주병을 보았을 때 두꺼비도 술을 먹는다고 생각했고

스님들도 술을 많이 마신다고 생각했다. (금복주를 상상)

소주병의 두꺼비는 '술 마시러 가자' 라는 삭막한 말을 '두꺼비를 만나러 가자'

라는 위트 있는 말로 바꾸기까지도 하였다.

소주의 안주는 구분이 없다.

돈이 많으면 돈이 많으대로 안주를 먹을 수가 있고 적으면 적으대로 먹을 수가

있다.

특히 잘 어울리는 소주의 안주는 너무 서민적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자 새우깡........

너무 짜지도 않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고 고추장이나 마요네즈에 찍어먹어도

맛있는 이 새우깡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소주.....

만약 양주에 이 새우깡을 먹는다고 생각해보아라.

소주만큼 새우깡과 술맛을 느낄 수가 있을까.

수많은 자취생들의 대화상대가 되어주었던 술도 소주다.

암울한 시대에서 학생들의 토론의 장에 소주만큼 참석했었던 것도 있을까.

어둠컴컴한 자취방에서 라면국물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에 우정을 쌓았다면

너무 심한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잔 돌리는 것은 비위생적이라고 말하지만 그만큼

그들은 청결하지 못하다는 것을 뜻하는 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언론에서 잔 돌리는 것을 뭐라 하지만 절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자에게 퇴짜맞고 친구 자취방에 찾아가 찾는 술도 소주다.

"나 오늘 채였다. 양주 사줘"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가게에서 돌아오는 친구의 손에는 소주 한 병과 새우깡이 잡혀 있고 밤세도록

친구의 아픔을 나누어준다.

너무나 더워서 저녁에 잠도 못잘정도의 날에 한강 고수부지에 나가 돗자리 깔고

먹을 수 있는 술도 소주라고 생각한다.

물론 시원한 맥주도 한 몫 하지만 나는 소주를 찾고 싶다.

시원한 한강이 옆에 흐르고 친구들과 정다운 정담을 나누며 새우깡 하나

풀어놓고 달빛을 잔에 담아 먹을 수 있는 술....뭐라 생각하는가....

아엠푸에 봉급장이들을 떠나지 않았던 술도 소주였다.

헐거워진 주머니를 사랑해주었던 골뱅이와 소주는 그 힘든 아엠푸에 봉급장이들

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의 정을 나누어주고 있다.

대화라고는 거의 없는 아버지와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서 만났을 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포장마차다.

힘든 하루에 어깨를 축 늘여놓은체 골목 어귀에서 오바이트를 하시고 있는

그 어른이 바로 자기 아버지란걸 알았을 때 그 때만큼 아버지의 정이 쏟아날

때가 있을까. 나자신도 취해서 모르고 등을 쳐 주다가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돌아보시는 그 얼굴이 나의 아버지란걸 알았을 때 우리가 간 곳은

근처 포장마차였다. 소주와 우동국물이 나왔을 때 부자사이에 무슨 대화가

필요하리. 이미 소주하고 우동국물이 다 이야기했는데.....

집까지 아버지를 업고 갈 때의 그 행복감과 슬픔은 소주로 인한 것이었다.

소주 한 잔에 취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을 얼마인지도 생각도 않하시고

손주에게 주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바로 금복주의 대사모습이시다.

그러한 소주가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많은 아내들이 좋아할거다.

위에 이야기는 과하지 않는 한도에서 쓴 이야기다.

과한 소주는 소주가 아니다. 우리는 이 소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희노애락을 같이 해온 소주가 그래서 맥주나 양주보다

더 정이 가나보다.

담배값도 오르고 지하철도 오르고 이제 소주마저 가격이 오른다니......

소주마저 내 곁에서 떠나려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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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ok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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