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12] 얼차려 종류와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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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12] 얼차려 종류와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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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일기-12] 얼차려 종류와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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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냐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35> 행복은 선착순이..........쟎아요.

  오전엔 막사 맞은편에 있는 산에 올라가 '구급법'이란걸 배웠다.

구급법은 뼈부러진 다리에 각목대고 묶는방법, 쓰러진 병사 나르는 방법,

인공호흡법등 등의 응급처지를 말한다.   힘들지도 않고 가르치는 박하사도

대충대충해서 재미가 있었다.    보이스카우트가 된 기분이다.

오후엔 태권도를 했다.  박하사나 조교들중에 태권도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이거 역시 대충대충했다.  

내무실장이 태권도를 잘 모르니깐 말은 더럽게 많이 한다.

" 자..................앞차기 자세......."

" 얏! "

" 에.........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지....이 앞차기 자세는 말이야....에...."

" 낑낑낑.........-_-;; "

자세 하나 가르쳐주고는 그에대한 쓸데없는 부연설명을 오래 해서 그 자세를

취하고 있느라고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훈련을 마치고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군대에서 샤워하는 것 또한 웃지못할 광경이다.

1소대부터해서 4소대까지 차례대로 샤워를 하는데 워낙 시간이 짧기 때문에

여간 동작이 빠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날은 거꾸로 우리 4소대부터 샤워를

했다.  " 먼저 4소대부터 목욕시작 "

그럼 미리 옷을 벗고 내무반에서 대기하고 있던 40명의 훈련병들이 복도룰

우루루 쾅쾅 하고 뛰어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재빨리 바가지로 마구마구

물을 퍼붓고 온몸에 비누칠을 하면서 동시에 이빨을 닦는다.

비누칠하는데 너무 시간을 쓰면 안된다.   잘못하면 헹구지도 못한채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멀티태스킹이 따로 없었다.

한녀석이 비누칠을 헹구지도 못하고 하사가 목욕을 중지시켜 내무반으로

돌아온적이 있는데 그녀석은 그 다음부터 내무반에서 대기하면서 미리

온몸에 비누칠을 해두기도 했었다.     비누칠이 끝이나면 재빨리 헹군다.  

정신없이 물을 퍼 붓는거다.  그러다가 하사가 " 그만....! " 하면 다시

내무반으로 돌아와서 타월로 닦으면 되는거다.  이런식으로 샤워를 하다보면

사제목욕탕의 뜨거운 욕탕에서 때를 좀 밀고 싶어 죽을지경이다.

" 으....젠장 첫휴가때는 나가자 마자 목욕부터 하고 캔맥주를 들이부어야지...."

하고 투덜대는데 갑자기 3소대하사가 그 멋있는 목소리로 " 4소대 모두 집합 "

하고 외친다.   모두들 막사앞 공터로 튀어 나갔더니 하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 이자식들.......샤워하면서 물을 죄다 퍼부어서 다른소대들은 샤워할 물도

없게 만들어?  ./  군에서 중요한 것은 협동정신과 전우애야...... 이렇게

이기적인 너희들이 전쟁이 나면 뭘 제대로 하겠어? 지금부터 선착순을 한다.

이 막사를 한바퀴 도는데 5명,        실시! "

말로만 듣던 선착순이었다.

40명이 갑자기 동시에 뛰기 시작했다.  동기였던 그들이 이젠 모두 경쟁 상대인

것이다.  사실 나는 장거리는 못해도 단거리 달리기는 무척 자신이 있었다.

학교서도 매번 반 대표로 나갔었고,  운동회마다 손바닥에 '1등' 도장을 찍을수

있었을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40명이 일제히 한방향으로 달리는 달리기에서

스피드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무조건 먼저 출발하는녀석이 이기는거다.

앞쪽에 수십명이 달리고 있어서 도저히 추월할수가 없었다.   결국 죽도록 막사를

한바퀴 돌아 중대앞에 도착했을때는 나는 8등 정도였다.

하사가 우릴 노려보면서 다시 외쳤다.

" 앞에 5명빼고  6번째 놈부터 선착순 5명 .......실시 "  

' 후다다닥..-_-;;;;'

다시 뛰었다.

그때까지는 선착순이란 얼차려를 얕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겁이 더럭 났다.

'이...이거.....계속 순위안에 못들면 앞으로도 몇번을 더 뛰어야 한다는거 아냐?'

나는 단거리에 자신있는만큼 장거리에는 완죤 맥주병이었다.   학교에서도

장거리달리기에선 항상 꼴지 앞잡이었던 것이다.  아마 기초체력이 없어 지구력이

모자라 그런가 보다.  나는 이번에도 등수에 들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죽을힘을

다해서 뛰었다. 몇백미터를 온힘을 다해 완주하려니 폐가 산소를 달라고 난리였다.

헉헉...헉헉........다 죽어가는 소리를 내면서 다시 도착했을때 난 3등이었다....

" 6번째놈부터 선착순 5명 다시....실시...!"

' 후다다다닥...'

' 으아...........이젠 살았구나 ^_^;;'

" 그리고 니네 5명은 대가리 꼴아박아! "

' 야갸갹? '

순위안에 들었다고 해서 쉬는게 아니었다.

옆을 보니 앞서 도착한 1등부터 5등까지도 그때까지 원산폭격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머리를 박고 손을 허리 뒤로 깍지를 꼈다.  이게 또 죽을맛이다.

수백미터를 뛰고 난뒤라 발라당 누워서 심호흡을 해도 살까말까인데 대가리박고

낑낑대려니 숨은 더더욱 차오르고 내쉬는 콧김에 땅에선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

눈도 뜨기 힘들었다.  8바퀴를 돈 마지막 5명이 완전 시체가 되어 도착하고 나서야

우리도 일어 날수있었다.   목이 얼얼해서 기부스한것처럼 움직일수가 없다.

하사는 다시한번 얼어죽을 전우애에 대한 설교를 한바탕 한 뒤 들어갔다.

딴건 몰라도 앞으로 선착순만큼은 확실히 해야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얼차려의 종류와 그 요령에 대해서 심층분석(?)을 해보도록 하자.
  얼차려란 말 그대로 얼(정신) 을 차리란 뜻이다.
  즉, 얼차려! 란 말은 정신차려! 란 말인것이다.
  얼차레, 얼차례, 얼차래등등으로 알고있는 군인들은 얼차려를 받다
  분명 머리를 다친 적이 있을것이다. -_-;

  물론 내가 알고있는 얼차려는 어느정도 한정돼 있고 또 지금의 논산에서는
  구타근절, 얼차려나 가혹행위 근절운동으로 인해 옛날얘기가 되어 버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알아둬서 손해는 보는건 없으리라고 본다.


(1) 엎드려 뻗쳐.

이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그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병영일기에 자주 등장 할테니 자세히는 설명 안해도 알 것이다.

종류는 그냥 엎드려 뻗쳐, 주먹쥐고 엎드려뻗쳐, 깍지끼고 엎드려 뻗쳐,

관물대(군인 옷장)위에 발올리고 깍지끼고 엎드려 뻗쳐 등등이 있다.

그리고는 팔굽혀 펴기를 하면서 " 정신......통일...."   " 근무 철저...."

등의 구호를 외치는거다.

사실 깍지를 끼거나 주먹쥐고 하는 것은 일종의 가혹행위라고 해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 횡단하는게 금지 되 있다고 해서 정말 안건너는 사람이 있는가?

이 얼차려는 군에서 가장 빈번한 얼차려이다.

가끔 도미노도 할 때가 있다.

일렬로 엎드려 뻗쳐를 시킨뒤에 조교가 맨 끝에 훈병을 발로 차버리면 거의 끝까지

도미노가 되어 다 넘어진다. 자신이 당할땐 힘들어도 다른애들 당하는거 보는것은

무척 신기하고 잼있다.

(요령)

주먹쥐고 엎드릴때는 주먹을 댈곳에 모래나 흙을 재빨리 모아서 그곳에 댄다.

깍지낄때도 마찬가지지만 곧이곧대로 깍지끼지는 말고 분위기와 조교의 위치를

봐서 마치 깍지낀것처럼 그냥 주먹을 쥐고 두손을 붙인다.

유치하게 이런짓을 꼭 해야 하냐...싶다면 지금 깍지끼고 엎드려서 팔굽혀펴기

하나만해봐라.  더 유치한 요령을 생각해 낼지도 모를것이다.

팔굽혀 펴기도 조교가 보면 하고, 안보면 하는척만 해라.

엉덩이만 내렸다가 올리는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2) 한강철교

같은 이름의 얼차려로써 업드려 뻗쳐를 한 뒤 자기의 발을 뒷사람 어깨에 올리는게

있다. 근데 우리때의 한강철교는 그게 아니라 다른거였다.

역시 엎드려 뻗쳐의 한 종류이긴 한데 꽤 독특하고 무서운 얼차려라 이렇게 이름이

따로 있을 정도다.  철모를 벗어서 자기앞에 두고 양쪽 옆사람과 깍지를 끼고

철모위에 주먹을 얹고 엎드려 뻗치는거다. 옆사람과 손을 잡고 있어서 요령은 통하지

않는다.  철모위이기 때문에 미끌어지기가 쉬워 그 고통이란.....으.....

자신의 실수로 균형을 못잡고 미끌어졌다면........이를 악물고 고통을 견뎌라.

(요령)

자신의 요령이 곧 남의 고생이므로 요령 피우기가 힘이 든다.

다리만 한 번씩 오무릴수 있을뿐.....    


(3) 김밥말이.                              

이건 일렬로 누워서 어깨동무를 한 뒤 끝에서부터 돌돌돌 말아오는거다.

컴  컴  컴  컴  컴  컴    ┛ 끝에서부터 말아가야한다.
/┖/┖/┖/┖/┖/┖  
          

남자끼리 키스도 하게되고 애무도 하게되는 얼차려다.  처음 말아올때는 별 어려움이

없지만 김밥뭉치가 커질수록 숨도 못 쉴정도로 고되다.  제대하고 나서 김밥은

쳐다 보기도 싫을 것이다.     하지만 호모들은 아주 좋아한다.

(요령)

맨 끝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암만 돌돌 말아도 중간에서 뱅뱅 돌게된다. 또는 반대편 끝쪽에 있어야 한다.

자기차례가 오기전에 얼차려가 끝이 날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4) 빵빠레

이 얼차려는 신의 아들(군면제)이라 하더라도 한 번정도는 들어보지 않았을까?

빵빠레는 그 형태가 다양하여 어떤 것이 오리지날 인지는 모르겠다.

군기 센 해병들이 많이 당한다는 얼차려이다.  내가 당해본 빵빠레는 이렇다.

일단 새벽 1시경에 모두 기상시켜서 연병장에 집합한다.  자다 일어나 집합하는것만큼

무서운게 또 없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팬티바람으로 집합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연병장을 계속해서 돌기 시작하는게 빵빠레다.  단, 그냥 도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돌면서 돌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앉아서 재주를 넘으면서 굴러가야 하는

것이다.  연병장을 두바퀴 정도만 돌아도 구역질이 나오고 평소멀미×10배정도의

고통이..........!  세상이 마구 돌고 나중엔  굴러가는게 아니라 지구를 떠받쳐

드는 듯한 기분이 난다.  호스로 물을 마구 뿌리기도 한다.

(요령)

조교가 안볼땐 그냥 기어서 가고, 보면 굴러가라....

너무 뒤쳐지면 안되니깐 적당히 .....


(5) 불도저..

일단 원산폭격(머리 꼴아박고 손은 뒤로 깍지)을 시킨다.  그리고 나서 앞으로

전진하는거다.  내무반이라면 상관없지만, 연병장이라면 머리가 성하지를 않는다.

가끔 자신의 군번줄을 땅에 대고 거기다가 머리박는 것도 있다.  평소에 우리

발바닥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요령)

용쓰면서 앞으로 갈려고 애쓰는척 해라.. 다리는 마구 헛발질을 하구.....

그리고 아주 쬐금 전진하고는 중심을 못잡고 옆으로 쓰러져 버려라..

그리고 다시 벌떡 일어나 용쓰는척 하고... 무슨 얼차려든지 가장 중요한 것이,

불쌍하고 비참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애인에게 가장 보여주기 싫은

그런 인상을 짓고 얼차려에 임해야 조교가 즐거워한다.


(6) 선착순  

이미 언급했으니 설명이 필요없다.

주로 연병장에서 축구골대나 나무 돌아오기를 시킨다.

선착순에 들지 못하면 한없이 되풀이 되는 얼차려이다.

(요령)

조교의 말을 잘 듣고 있다가 대충 눈치를 긁어야 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마자

조교가 가르키는 쪽으로 냅다 뛰어라.   선착순은 스타트가 무척 중요하다.

첨에 등수안에 못들면 엄청 돌아야 한다.  만약 돌아오는 목표물이 축구골대 같은게

아닌 막사처럼 은폐물이라면 그 뒤쪽에 숨어있어라.

숨어서 쉬다가 다시 돌아오는 팀에 합류하여 1등을 하라. -_-;

하지만 그렇게 잔꾀를 쓸려고 건물뒤에 숨었는데 하필 그때 얼차려가 중지되어

버린다면?          한 10바퀴 정도 더 돌 각오를 해라...


(7) 개인간격 100m

흔히들 학교서 체육할 때 보면 개인간격 좁은간격....또는 정식간격 이란게 있다.

군대얼차려에도 개인간격 100m라는게 있다. 즉, 기준을 제외한 나머지는 죽도록

달려야 한다.  두 번째 있는 사람은 200m를 달려야하고...

물론 연병장의 크기가 제한되 있으니 그렇게는 안되지만 그래도 모였다가 퍼졌다가

하면 정신없다.

(요령)

만약 자신이 움직이지 않는 기준이라면 마음고생만 실컷 하면 된다.

하지만 아니라면?   아니라면, 죽도록 달리진 말고, 죽도록 달리는것처럼 달려라.

무슨말이냐구?      어허..요령의 요자도 아직 파악을 못했군


(8) 쪼그려 뛰기

쪼그려 앉아 뛰면서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거다. 조금만 하면 허벅다리 근육이 다

풀려 버린다. " 하나둘셋 하낫!   둘둘셋 둘!  셋둘셋  셋! " 구령을 붙이다가 마지막

구호는 생략해야 하는데 실수하는 고문관들땜시 또하고 또하게 된다.

쪼그려 뛰기 대신 PT 체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요령)

평소에 정신 못차리는 고문관들을 한데 모아 죽도록 패서 정신차리게 만들어라.

이 얼차려는 고문관땜에 엄청 고생하는 얼차려이기 땜이다.  물론 요령은 같다.

조교가 볼땐 하고, 안보면 그냥 앉은채로 뱅뱅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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