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이. 별. 일. 기. (1) (2298/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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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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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이. 별. 일. 기. (1) (2298/37582)

포럼마니아 1 9,629

- 10월 26일 맑음. 해 쨍쨍. 아주 왕창 쨍쨍.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영경이가 다시 알아듣도록 똑똑히 말했다.

" 우리..이제 그만 만났으면 해. "

....

그렇게 영경이와 나는











장.






- 10월 26일 밤. 달 쨍쨍. 아주 환장하게 쨍쨍. -

이제야 진정이 되어 다시 펜을 잡는다. 아까는 너무 감정이 흔들려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면 이미 나는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번주엔가,
만나자고 했을때 시간이 없다고 했었지.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대답해
주지 않았지. 그래.. 그거였을꺼다.

저번 동문회때 진석이가 내게 술이 약간 취해서 말을 해 주었다.

" 야, 너 걔.. 나 저번에 명동 가다가 봤는데.. 어떤 남자랑 같이 가더라? "

" 걔? 영경이? 아....뭐 그럴 수도 있지 뭐. 학교 선배나 그럴꺼야. "

" 그래? 그런데 왜 팔짱을 끼고 다니지? "

" .... 그...그래? "

그래. 그래. 그래서 넌 나랑 헤어지던 날.. 아. 오늘이구나. 나한테 이렇게
얘기한거지..

" 이제 우리 그만 만나자. "

" 뭐..뭐? 그게 무슨 소리야? "

" 그만 만나자... 나.. 이제 다른 사람 좋아해."

그때 받은 충격은.. 우선은 배신감, 그 다음엔 무너지는 자존심, 그 다음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폭포, 그 다음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실감..

그래도 내 딴엔 잘 했다고 생각했어. 무슨 날이라고 하면 꼭 꼭 챙겨줬고,
가끔 선물도 줬고, 매일 전화 했고, 삐삐 받으면 바로 바로 답장 쳐 줬구,
물론 내가 먼저 할 때도 있었구..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거야. 아. 그래. 이것도 물어봤었지.

" 저..저기.. 내가 뭘 잘못한거니? "

" 아냐.. 넌 잘못한 거 없어. 단지.. 나도 모르겠어.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 미안해... "

미안하다면 다인가.. 넌 가지만 남겨진 난 어떡하라고. 나도 다른 사랑 찾을
시간은 주고 가야 할 꺼 아냐. 너 혼자만 다른 사랑 찾아가면 남은 나는
어떡하라고... 어떡하라고..

집에 와서 문 닫고 계속 방에서 울었다. 엄마는 의례 방문 닫으면 내가
오락하시는 줄 아시지. 그래. 컴퓨터 켜고 스피커 크게 틀어놓고 혼자서
울었어. 아까 참고 참았던거 그냥 울어버렸어. 너는 울지도 않았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그래도 이별 하는데 슬프지두 않냐? 넌 왜 울지도 않냐? 너두
나처럼 참은거야? 그런 거야?

휴....

아직도 책상에는 300일날 받은 종이학 300마리가 있는데...

아직도 방문에는 롯데월드에 갔을 때 산 못난이 인형이 걸려 있는데..

아직도 침대에는 저번주 토요일에 네가 준 돼지 인형이 놓여 있는데...

너만 없구나.

너만.





-10월 27일. 맑음. 해 뜸. 얘는 맨날 뜸. 어제도 떴음. 어제도 떠서 내가
헤어지는 거 봤음. 나아쁜 놈.-

오늘 하루 종일 학교도 안가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엄마는 나 또 학교
안간다고 뭐라고 그러시더니 제풀에 지치셔서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셨다.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도대체 왜 나를 떠난 건지. 그리고 새로 만난 남자는
누군지. 영경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 놈이랑 같이 손 잡고, 같이 팔짱끼고,
같이... 같이.... 키스하고.... 으아아아아~!!!

차라리 내가 싫어서 떠난 거라면 그걸로 좋았다. 내가 싫었으면 나를 고치면
되니까. 고쳐서 다시 오게 하면 되니까. 하지만 내가 싫어서 떠난 게 아니라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찾아 갔기 때문에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
놈 집이라도 알면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 아니다. 유치하게 행동하지 말자.

하지만 유치해 질 수 밖에 없다. 원래 사랑 하는 사람끼리는 몰라도 옆에서
보는 사람은 뒤게 유치한거 나두 잘 안다. 그냥 영경이한테 전화나 걸어볼까.
아니..삐삐라도 쳐 볼까. 어제 그냥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 혹시 영경이도 집에서 울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 마져. 삐삐라도 쳐 보자. 아~!! 나 영경이 비밀번호 알지.

나는 화다닥 일어나서 영경이의 삐삐 번호를 눌렀다.그런데.. 멘트가.. 없다?

" 안녕하세요? 이 삐삐는 영경이, 동현이의 삐삐입니다. 우리에게 연락 주실
뿐은, 2번 누르고 말소리루 녹음해 주세요. 빠이~ "

이 멘트가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지웠구나.. 그럼 혹시 비밀 번호도?

****

번호 확인은 1번, 음성 확인은...

비밀번호는 그대로구나. 아. 마져. 영경이는 내가 자기 비밀번호 아는 거
모르지. 그래.. 비밀 번호 누를때 내가 뒤에서 보고 안 거니까 모를 수 밖에.

" 영경이니? 나 혁진인데, 나 좀 늦을 꺼 같다. 10분만 기다려 줘. 그럼 빨리
갈께. 안녕~ "

어. 이.. 이 목소리.. 이게 그 놈 목소리야?

환장하는 줄 알았다. 나는 집에서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영경이 얘는
남자 만나러 나가?

그래. 너는 좋겠다. 그래. 나는 아무것도 못하겠다. 몸에 힘이 빠져서
아무것도 못하겠다. 너는 잘도 나가는구나. 그래 나가라. 나가서 그 놈팽이랑
잘 먹구 잘 살아라.

나는 그 삐삐를 듣고서 화가 치밀어 책상위에 있던 학이고, 침대위에 있던
인형이고 전부 다 쇼핑백에 넣어서 다용도실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머리가 핑핑 도는 것 같고.. 계속 예전에 있던 일만 생각나고...

" 얘~ 밥먹어라~! "

밥상에 앉았지만.. 밥이 넘어가지를 않았다. 하지만 분했다. 내가 영경이, 얘
때문에 밥을 못먹는다는 것이 분했다. 그래서 와구 와구 억지로 먹어댔다.

슬펐다. 내 행동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슬펐다.

그리고 나니까 이제 저녁 7시. 시간이 너무 안갔다. 계속 집에만 있으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자꾸 생각만 나고 해서 밖으로 나갔다.

아파트 앞의 공원 의자에 가만히 앉았다. 한숨이 나왔다. 후... 누군가가
그랬다. 여자는 사랑할때 자기 사랑을 다 준다고. 하지만 남자는 반밖에
안준다고. 그래서 여자는 헤어질때 줬던 사랑을 다 가져가지만, 남자는 아직
반이나 줄께 남아있어서 잊지를 못하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잊지
못하는 건가.

이러고 있는 내 꼬라지가 한심해서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

시간은 분침 따로, 시침 따로 느리게도 돌아간다. 시간은 안가고.. 침대
위에서 무릎을 모으고 멍하니 앉아있는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지나야 그 애를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삐삐가 한 통도 오지 않았다.

삐삐 그냥 해지해 버릴까.

아직 믿어지질 않는다. 지금 헤어졌다는 것이 믿어지지를 앉는다.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반갑게 받아줄 것 같고, 집 앞에 가면 반갑게 나와서 나를 맞아줄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안다. 알아서 더 슬프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겠다.

밤이 길다.

밤이... 외롭다.

훌쩍.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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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17
인생은 어짜피 혼자...그래도 딸딸이보단 섹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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