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할아버지 연애하져? (하) (2683/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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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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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할아버지 연애하져? (하) (2683/37582)

포럼마니아 1 8,513

< 4 >

" 오빠~~ "

" 응? 희정이가 왠일이니? "

" 저기여, 나 지금 한글 공부 하는데여, ' 할아버지 ' 라구 어떻게 써여?
여기에 써 줘여."

" 응... 됐다. "

- 할아버지 -

" 아줌마 ~"

" 아이구, 희정이네. 심부름 왔니? "

" 아녀, 그게 아니구여, 한글 공부하는데여, ' 재혼 '이라구 어떻게 써여? "

" 무슨 그런 낱말을 벌써 배우나..유치원 선생님이 써오래든? "

" 아녀, 그냥여. 여기 써 주세여."

" 그래.. "

- 할아버지 재혼 -

" 아저씨~ "

.......


- 할아버지 재혼 안시키면 -

" 약국 아저씨~~ "

.......


- 할아버지 재혼 안시키면 희정이를 -

" 언니~~~ "

.......

- 할아버지 재혼 안시키면 희정이를 다시는 -

" 선생님~~ "

.......

- 할아버지 재혼 안시키면 희정이를 다시는 볼 수 없다 -

됐다 됐다~~~

내가 생각해두 난 너무 머리가 좋은거 같아여. 이렇게 동네 사람들한테 전부
돌아다니면서 단어 하나씩 써 달라구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거 오려 붙여서 -
할아버지 재혼 안시키면 희정이를 다시는 볼 수 없다 - 라구 만든 다음에,
이걸 아빠 책상 위에 놔두었어요. 그리구 엄마한테

" 희정이 놀다 올께여~ "

" 어딜 가니? "

" 놀이터요."

" 밥 먹기 전에 들어와야 한다~ "

" 네~~~ "

하고는 나가는 척 하다가 몰래 안방 옷장 안에 숨었어여. 그럼 나중에 아빠가
회사 갔다 오면 내가 놔둔 거 볼꺼구, 그리고 나면 날 못찾다가 할아버지 재혼
시켜주시겠져? 히힛~ 아까 슈퍼에서 투게더 하나 몰래 사서 가지고 왔어여.
이거 먹으면서 기달리면 안 심심하자나요. 그렇게 먹다가 나두 모르게 그만
잠이 들었는데...

" 아버님~~!! 아버님~!!! "

" ..으응? 왜 그러냐? "

" 아버님~! 이것 좀 보세요. "

" 이게 뭐냐.. 응? 할아버지를 재혼 안시키면 희정이를 다시는 볼 수 없다?
이게 뭐냐? "

" 아버님. 솔직히 그냥 말씀 하세요.. 이렇게 희정이까지 이용하시면
어떻합니까? "

" 뭐? 네..이놈~! 내가 뭐 할일이 없어서 희정이를 이용을 하고 뭐 내가 뭘
도대체.. "

" 그럼 이게 누가 한 짓이겠어요. 아버님 재혼한다고 말씀하신건 우리 식구
밖에 못들었을텐데. 그리고 설마 희정이 엄마가 이런 짓 할리도 없고. 그리고
이 글씨 좀 보세요. 어른 글씨잖아요. 희정이는 아직 이렇게 글도 못쓴다구요.
결국 남은 건 아버님 밖에 없는데.."

" 난 이런 짓 한 적 없다. 그리고 이런 짓 하면서까지 재혼하고 싶은 생각 없다."

" 어머~ 여보. 이게 뭐에요? "

" 읽어봐. "

" 할아버지를 재혼 안시키면 희정이를 다시는 몰 수 없다? 이게 뭐에요? "

" 몰라 나도. 내 책상위에 놓여있더라고. "

" 아버님, 희정이 어디 있어요? "

" 뭐? 그럼 너도 내가 이런 짓을 꾸몄단 말이냐? 어멈아~! 난 그런 짓 한 적
없다~! "

" 그럼 아버님 말고 누가 이런 짓을 해요? "

" 이..이런 짓? "

" 아버님 재혼 반대했다고 이젠 희정이까지 이용해서 이런 짓을 하시면
그렇다고 재혼 하실 수 있으실 꺼 같애요? "

" 네 이년~! 네가.. 네가...아... "

털썩.

" 아버님~! 아버님~! 여보~! 빨리 구급차 불러~! 아버님~!! "

" 아버님~! 괜찮으세요? 아버님~!! "

" 당신때문이야 이게 다~! 그냥 아버님 재혼시켜드린다고 그랬으면 돼잖아~! "

" 아니 그렇다고 아버님은 이런 유치한 짓까지 하셔도 되는 거에요? "

난 더 참을수가 없었어여.

덜컹~!

" 아니, 희정이 너..."

" 엄마 아빠 미워~!!!! 할아버지는 아무 잘못도 없어여~! 다 내가 한
짓이에여~! "

" 희정아~! "

" 아빠는.. 맨날 회사 나가구.. 일요일에두 잠만 자구.. 엄마는.. 다른
엄마들하구 맨날 친목회 나가구.. 나는 집에서 할아버지하고만 놀아여...
난... 엉엉~~ 할아버지가.. 끄윽.. 세상에서 젤 좋아여~!! 엉엉..
할아버지가.. 할머니하구.. 끅끅.. 잘 산다면.. 나.. 할아버지하구.. 끅끅..
안놀아도 .. 좋으니까.. 할아버지 .. 재혼시켜 줘여... 엉엉~~ 우아아앙앙~~~~
엉엉엉~~~ 끄윽끄윽... 엉엉엉~~~ "

난 울다가 숨 막혀서 끅끅 대다가 또 울다가 그렇게 한참을 펑펑 울었어여.
엄마 아빠는 땅만 보신채 아무 말도 못하셨어여. 그러다가 쓰러지신
할아버지가 가까스로 내 손을 잡으시더니 말씀하셨어여.

" 난.. 이 할애비는.. 희정이만 있으면 돼요.. 재혼 안해도 되니까..
희정이하고 할애비하고 놀자꾸나.. 응? "

엄마는 그 모습을 보시더니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며 밖으로 나가셨고
아빠는 의자에 앉으셔서 한숨을 쉬셨어여. 그러더니 할아버지에게 조용히
말씀하셨어여.

" 아버님..... 재혼 하십시오."





< 5 >

난 결혼식장을 팔짝 팔짝 뛰며 돌아댕겼어여. 동네 사람들도 다 왔어여. 약국
아저씨도 왔구여, 슈퍼 아줌마도 왔구여, 노인정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
왔어여~~

" 그러니까 희정이가 전에 뭘 적어달라고 그러던게.. 할아버지 재혼 시키려고
그랬다면서요? "

" 글쎄 그랬대요. 애가 .. 깜찍하기도 하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을까? "

그리구 식이 시작되었구요, 엄마가 이쁘라구 입혀주신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난 할머니 들러리가 되었어여~~ 웨딩 드레스를 입은 할머니 뒤를 쫏아가면서
바구니에 든 꽃을 뿌리는 건데여, 넘 신나서 막 막 뿌리다가 몇걸음 못가서
꽃이 다 떨어져 버렸어여.

" 엄마~~ 꽃 다 떨어졌어여~~ "

순간 식장은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구, 엄마는 당황해서 얼른 나한테 와서 꽃을
더 주셨어여. 그리구 난 또 신나서 꽃을 뿌렸어여~~

" 참.. 이거 제 나이보다 더 많으신 분 주례를 서는 것도 처음입니다. 뭐 제가
두분께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

그리구는 무슨 말을 못하겠다구 하구서는 한참을 얘기하구 그래요. 할말
없다구 그래 놓구는~!!

" 그럼 신부 윤정혜 양은. .아니.. 양이 아니죠. 이거 뭐라고 해야 하나..
신부 윤정혜 여사는 신랑 김성직 군과.. 아이고, 군이 아니죠.. 김성직 씨와
검은머리 파뿌리.. 아이고..이것 참.. 이미 파뿌리가 되셨는데.. "

원래 결혼식 할때 계속 웃는 건가봐요. 사람들이 주례 선생님 말씀을 듣고
웃음을 그치질 못해여.

" 아..아무튼.. 신부 윤정혜 여사는 신랑 김성직 씨를 남편으로 맞이하여
죽을때까지 사랑하며 존경하겠습니까? "

" ...예."

" 신랑 김성직 씨는 신부 윤정혜 여사를 부인으로 맞이하여 죽을때까지
사랑하며 존경하겠습니까? "

이때 난 분명히 들었어여.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하던 말을.

" 여보시게.. 우리는 너무 늦게 만났는지도 모르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는가..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소.
젊은이들같이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는 못해도.. 이 늙은이는 항상 당신 곁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랑하리다. 우리 같이 사랑하고 같이...
죽읍시다... "

" ..예, 그래요..."

이렇게 희정이는 할머니가 한 분 생겼어여~ 이젠 어디 나가도 한쪽 손은
할머니 손 잡구 한쪽 손은 할아버지 손 잡구 가여. 부럽져?

울 할아버지 할머니를

희정이는 정말 정말 사랑해여~~~~

히힛~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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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26
인생은 어짜피 혼자...그래도 딸딸이보단 섹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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