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다이] 바보아이에게 배운 사랑. 09/12 16:10 240 line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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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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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샤다이] 바보아이에게 배운 사랑. 09/12 16:10 240 line

포럼마니아 0 3,913

[1] 우울한 아침. 독백.


머리가 아프다.
안마시던 술을 엄청나게 마셔서..
마실 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깨니 자꾸만 눈물이 났다.
왜 눈물이 나올까하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생각나지가 않았다.
눈물이 계속 흐른다.
피식하고 웃었다.

어제의 일들..
희미하지만 어제의 일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기억이 군데군데 찢겨져 있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머리가 아프다.
속이 쓰리다.

거실로 가서 춥파를 입에 물었다..
의미없는 하루의 시작.
오늘은 또 뭘하지 ?
창문으로 환한 햇살이 비추인다.
너무나 맑은 날의 아침.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지..
마당을 보며 사람들을 떠올려봤는데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친구도..
사랑하는 사람도..
억지로 떠올려보니 안좋은 기억 몇 장면이 생각난다.
마음도 아프다.
바보..

식탁에 앉아 쨈을 발라먹다가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슬픈 노래들을..
예전에 느끼지 못하던 가사의 애절함들이 귓가를 맴돈다.
노래를 부르는건지 사람을 그리워하는건지 정신을 잃고 기타를 치다가 기타를 놨다.
그리고 식빵을 우걱우걱 ?nbsp 禿駭?
계속 머리속을 맴도는 노랫말..

"젠장, 생각할 사람따위 없어도 좋아. 난 노래를 부르겠어.."

기타를 다시 잡았다.
한참 부르다가 기타를 집어 던졌다.
노래로 마음을 위로하는 수법도 이젠 소용없다.
아아.. 속이 쓰리다..

어제 취한채로 전화박스에서 호출한 기억은 있는데
누구에게 연락했는지 모르겠다.
실수같은거 안했는지 모르겠네.
여자애 2-3 명 이였던거같은데..
남자애였나 ?

"삑삑~"

신발장 위로 내 삐삐가 보인다.
음성이 꽉차있다.

"정호야, 나 주연인데.. 술다 깻냐 ?
난 밤세고, 이제 잔다. 기운내요.. 샤다이.."

한 사람은 알아냈고 또 다른 사람은 누구 ??
하품을 크게하니까 눈에 눈물이 고이는데 눈이 졸리면서 쓰라리다.

여행스케치의 음악을 틀었다..

[2] 바보아이.

서로 멀어지기 위해서 그렇게 만나고 사랑해 왔던가..?
결국에는 멀어지기 위해서..
집까지 걸어왔다.

"꾸워어어~"

괴성에 놀라 앞을 쳐다보니 눈앞에 낮익은 남자아이가 서있다.
중학교 동창 남자애..
이녀석은 중학교때 특수반을 다니던 녀석으로,
저능아라고 불리는 아이다.

가끔 혼자서 괴성을 지르기도하고,
이상한 웃음을 짓기도하며,
이곳저곳 골고루 침을 뱉어 놓기도한다.
남이 ?nbsp 링潁뻐?.
무의식중에 피식 웃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생각이 드는 것이다.

"정말로 저능아일까 아니면 불세출의 천재일까 ?"

어떤 도피의식에서의 발굴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나는 바보가 되고 싶어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는 내가 너무나 싫었기 때문에..
한 때는 자폐증에 빠져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세상을 비관하며 살았었던 적도 있었다.
집앞 골목에서 친구를 만나도 어색하게 고개돌려 도망치고..
집에와서 비참하게만 느껴지던 나자신을 보고 슬퍼하던 모습.
바보같은 모습. 약한 모습..
세상살기가 두려 워 바보가되어 살고픈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바보가 부러워졌다.
그래서 직접가서 얘기를 건내보고 싶었지만..
그 바보의 조소적인(?) 고함이나 가래침이 두려워 가만히 있었다.

한참을 걸으면서..
남의 눈을 의식하여 답답한 틀속에 틀어박혀사는 내 신세를 한탄하였다.
자유에의 소망은 있으나 용기가 없는 나의 모습을..

내가 본 사람들은 대부분 똑똑해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모두가 자신의 아래에 있어야만 즐거워하는 것이다.
똑똑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은 마음속으로 경계하며,
좀 어리숙해 보이는 이들에겐 별관심 없다.
간혹 자신의 의견이 인정을 받게되면 만연에 웃음을 띄고 헛기침을 하지만,
자신의 좋은 의견이 무시되면 안스러울 정도로 기분 나빠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만 쓸쓸하다.
이유는 마음속 한 부분을 언제나 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 속에서 친해지기위해 억지로 친근한말을하고 지내다가
헤어질 때가 되면 얼굴이 굳는다.
맘속에 남아있는 숨겨논 일들..

사랑하기가 힘들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기 때문에..
내가사랑한다라고 말할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
요즘들어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싫은 말을 들으 면서까지
충고해줄수있는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닐까 ?
길들이기 위해선..
즉 사랑하기 위해선 어떤 고통이 필요한데..
비록 그것이 힘들고 슬플지라고 겪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것인데..

우린 우리가 손수만든 굴레를 걸고산다.
설명은 하지 않겠다.
자신이 자신을 묶어놓고, 헤어나오기 힘들어서 체념하며 변명하지 말자.
창피하니까...
우린 작게사는 것이 아닌가 ??

"쳇, 바보아이 하나보고 사설이 길었군."

복받쳐 올라온 감정을 누르려 험한 말을 내뱉었는데..
감정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기분이 좋다.






[3] 형과 함께..

지겹고 지 겹다던 하루가 또 밝았다.
집은 여전히 텅비었고,
똑같은 반찬과 똑같은 삶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기분이 좋다.
아니, 기분이 좋다기보단 자유롭다.

어디선가 새들이 지저귀고 눈부신 햇쌀이 거실을 감싼다.
창문을 열었는데 하늘이 너무나 맑다. 우아아~

"삐삐삐-"

형 삐삐 소리다.
방으로가서 보니 삐삐가 멋지다.
새로샀나보다.

"삐삐 죽이는데~~"
"므하하~"

형이 침대에 누워서 웃는다.

"그래서 삐삐가 죽어있나 ? 냐하하~ ^O^"
"-_-;;"

침대위에서 레슬링을 했다.
항상 그랬던것처럼..
가만보면 형과 나는 이런 장난을 즐기고 ?nbsp 獵?nbsp것 같다.

"정호야, 밥먹으러 나갈까 ? 외식이다 외식~"
"그래, 좋아"
"삐삐도 하나 생겼고.. 에잇 기분이다. 오늘은 너가 사는거야 ! 가자 !!"
"잠깐.. 내가 왜사 ? 살려면 형이 사야지"
"이좌쉭아, 삐삐사서 기분으로 너가 사는거라니깐.. 불만이냐 ?"

그래, 말빨엔 말빨로 대항이다 !!

"그럼 형이 7 차까지사.. 8 차부터 20 차까진 내가 살께.. 어때 공평하지 ?"
"이좌쉭이.. 내가 븅신인줄 아나 ??"

거실에서도 레슬링을했다.
뒤집어서 다리를 잡고 새우꺽기를해서
승부는 금방 났다.
내가 졌다. -_-;
홍대 앞으로 가서 밥을 샀다.

"커?nbsp 풔?nbsp뭐마실거야 ?"
"브랜드로 마시자. 난 브랜드가 좋아.."
"그럼난 원두커피"
"븅신..그게 브랜드야"
"악.. -_-;"

집에올 때까지 놀림을 당했다.
이 일에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_-;

"근데 형 학교안가 ? 기말고사 기간이잖어.."
"안가.."
"왜 ?"
"지금 박찬호가 10 승을 위해 도전중인데 학교를 가게 생겼냐 ??"
"-_-;;"

정말로 안갈껀가보다.
꼼짝도 안한다.

"그렇다고 안가 ? 기말고산데 ??"
"당연하지, 박찬호 10 승이 눈앞인데 학교가 문제냐, 이 매국노 색히야 !!"

우씨.. 말하는 내가 바보지..
형얘기 괜히썼나보다.
형만나오면 분위기?nbsp ?nbsp깨진다니깐..
농담이고..
지루할수도 있는 삶을 재밋게 이끌어주는 형에게 늘 고마움을 가지고있다.
형과 살을 맞대고 지내는것도 올해까지 일테니..
군대다녀와선 형도 나도 유학을 간다.
형은 일본 난 미국.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 때는 이 때를 너무나 그리워하며 살겠지.

글이 너무 길어졌군.
이젠 하고 싶은 말 마치고 사라져야겠다. ^^

용기를 내어야할 때 세상이 자신을 막으려 든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우리앞엔 허물어야할 벽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포기하진 말자.
많은 시간과 땀을 들여서 막힌 벽들을 허물고..
발견한 다른이의 모습과 넓어진 나의 공간은
갇혀만 살았던 우리에게 새롭고 소중한 의미를 부여해줄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서 바보가 되자.
자유롭게 웃어줄수 있다면 크게 웃고,
얘기하고 싶다면 얘기를 하자.
좁고 작은 나를 발견하고..
이제부터 사랑하는 것이 부끄럽다면 과연 누구에게 부끄러운 것인가 ?
사랑하기 위하여.. 바보가 될수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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