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침번의 "기상.........기상....." 하고 얄밉게 외치는 소리에 모두 잠을 깼다.
오늘도 괴로운 하루의 시작........모두들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스트레칭체조를 하고 아침점호 집합하러 모두 막사앞에 모였다.
안개가 얼마나 자욱했던지 뒤에 있는녀석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짝다리를 짚고
있어도 기간병이 모를정도였다.
논산은 이상하게시리 안개가 자주, 그리고 엄청 많이 낀다.
그래서 아침구보를 할 때면 구름속을 달리는 기분이다. 물론 죽을맛이지만.....!
아침식사를 하러갔다.
흔히들 남자가 군에 가면 마른사람은 살찌고 뚱뚱한 사람은 살이 빠진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세수를 할때마다 얼굴에 디룩디룩 붙는 살이 손바닥에 느껴진다.
군대라고 체격까지 평균화 되는것일까?
나는 원래 소식(小食)가 였다.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었는데 군에 가서 모든게
달라져 버렸다. 얼마나 먹어댔던지 친구들이 내 입에서 먹을것이 떠나는날을
못봤다고 할정도였다. 특히 훈련병때는 자유배식이 아니라 먹고 더 먹을수가 없어서
나는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항상 식탁의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음식을 남기고 지나가는 애들이 있으면 내 식기에 모두 쏟아 붓도록 했다. -_-;
◎ ┛ 맨 가장자리에 앉은 리앨 컴 과 과 과 과 /┖ /┰ /┯ /┰ /┯ ─────────────── ┌┐ ┌┐ ┌┐ ┌┐ ┌┐ └┘ └┘ └┘ └┘ └┘
고추가루 묻은 밥, 휘휘 저어놓은 국, 씹다가 만 깍두기등등.....가리질 않았다.
하지만 음식을 남기는 녀석은 거의 없었다. 죄다 국만 남겼지 밥이나 반찬은 모두들
모자라서 난리였다. 이로 인해 입대전에 키180cm에 몸무게 66kg밖에 안나가던
마른몸의 내가 첫외박때 보니 무려 10kg가 쪄서 76kg씩이나 나가는걸 보고 놀란적도
있었다. 규칙적인 운동(?), 잠, 식사를 하니 살이 안찔수가 없겠지...
저녁때 모두 의무적으로 집에다 편지를 쓰라고 했다. 그리고 편지는 검열을
한다면서, 쓸때없는 군에 관한 얘기는 하지말라고 하사가 엄포를 놓았다.
이로인해 모두들 자세한 군 훈련에 관해서는 쓰질 못했고, 그저 몸 건강히 잘 있으니
걱정말라는 말밖에 쓸수가 없었다. 생각 같아선 죽도록 고생 하고 있으니
없는 빽이라도 좀 써서 나좀 살려달라고 쓰고싶었지만 어디 그럴수가 있나..
하사와 기간병의 말이 곧 법인걸.......
그날저녁에 훈련병들이 제출한 편지는 일직사관이 밤새워서 그걸 모두 읽어보며
킬킬 거리고 있었다. 저런게 검열이라니.......원.
<37> 화생방훈련.
오늘은 첫 원거리 외곽훈련이다. 다른 훈련소에 비해 논산은 이게 좋다.
야외 훈련장들이 중대에서 상당히 멀기 때문에 갔다왔다하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다른 훈련소에 비해 훈련시간이 그만큼 짧기 때문이다.
논산훈련소 뒤쪽에 있는 철문을 지나 논두렁 길을 양쪽으로 줄지어 가면서 누렇게
익은 논과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바라보자니 오랜만에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걷는걸 무척 좋아하는 나는 오래 걸어서 허리가 아파도 마냥 좋기만 했다.
▩ 허리엔 쓸때없이(?) 여러 장비들을 주렁주렁 매달기땜시 무척 힘들다. 첨엔 탄띠 라는 총알허리띠를 두루고, 좀있으면 수통(물통)을 오른쪽 뒤에 찬다. 며칠있으면 판쵸우의를 돌돌말아서 왼쪽허리뒤에 차고, 야삽까지 뒤에다 찬다. 게다가 화생방 하는날은 방독면까지 왼쪽허리측면에 차고 있어서 완전 인간만물상이 되버린다.▦
걷고 걸어서 드디어 화생방 훈련장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화생방 훈련! 저 위에 보이는 언덕위에, 화생방 훈련을 위한 조그만
창고같은곳이 있었는데 모두들 '언덕위의 하얀집'이라고 불렀다.
하얀집에서 밑으로 20m쯤 떨어져서 줄지어 앉았다.
먼저 다른 소대들이 들어갔다.
녀석들이 들어간지 좀 있으니까 이상한 군가가 들려온다.
" 멋있는...콜록 콜록..사나이.....끄윽...끄윽.... 많고 많지만....우웩..--; ♬ "
그리고 반대편문이 열리고 10여명의 훈련병들이 양손을 수퍼맨처럼 펴고 뛰어
나오는데 얼굴이 사람의舊嗤 그거보다 더 큰 문제는 호흡이 안되는거였다. 박하사의 명 령에 따라 군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