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매직맨] 13일의 금요일 (7385/3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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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매직맨] 13일의 금요일 (7385/37592)

포럼마니아 0 791,658

< 1 >

요즘 프로젝트도 있고 내일 진급시험도 있고 해서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습니다.

야근부에 사인을 하면 저녁 식권이 나옵니다.

같이 야근하시는 분들이랑 저녁식사를 하러 회사지정식당에 갔습니다.

언제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때문에 자취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메뉴가 많아도 뭘 먹어야 할 지 참 고민됩니다.

날씨도 춥고 해서 김치찌개를 시켰습니다. 물론 라면 1개 넣고...

(저는 회사와서 알았습니다. 모든 찌개에는 라면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부대찌개 등등)

맛있게 저녁을 먹고 양복윗도리를 찾았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아무리 찾아도 제 윗도리가 안 보이는 겁니다.

식당 여기저기를 아무리 찾아도 저의 그 비싼 윗도리가 안보이는 겁니다.

일단 남아 있는 윗도리의 임자를 쪽팔림을 감수하고 물어보았습니다.

마침내 한 벌이 남더군요. 어느 놈이 바꾸어 입고 간 것입니다.

지난 번 이 식당에서 누가 구두를 바꿔 신고 가더니 이제는 비싼 양복

윗도리까지......ㅠ ㅠ

너무 열받아서 주인 아줌마한테 대체 식당안보가 이렇게 허술하냐, 지난 번에도

그러고 또 이러냐, 혹시 나한테 감정 있냐, 어디 밥먹으러 오겠냐 등 입에서

나오는대로 주절거렸습니다.

내일 다시 오겠다 그때까지 찾아놓아라 하고 나왔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오니깐 과장님이 아직까지 계셨습니다. 분명히 일찍 가신다고

그랬는데 웬일로 지금까지 계셨습니다. 저를 보자마자

"김경호 이 웬수야 너때문에 아직 못가고 있잖아"

"네? 제가 또 뭘 잘못했나요?"

"야 임마 내 옷 가져와. 아까 너 밥 먹으러 갈 때 내 옷이랑 바꿔 입고 갔어.

니 싸구려 옷 여기 있다. 아쭈 내 옷은 어디다 아예 벗어 놓고 왔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어떻게 다시 그 식당가서 얼굴을 비칩니까.

정말 정말 정말 13일의 금요일이었습니다.

그 뒤는 여러분의 상상에...ㅠ ㅠ


< 2 >

9시가 되니깐 사무실의 불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절약때문에 회사에서 9시가 되면 전체불을 끄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필요한 사람은 전화ARS로 자기 사무실에서 필요한 현광등 번호를 눌러

불을 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제 자리는 ARS 번호가 없어서 직접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서 불을

킵니다. 지난 번에 물어보니깐 제 자리의 현광등은 일렬로 달린 곳이라(?) 불을

키면 전 회사의 그 줄 현광등은 다 켜진다고 뭐 어쩌고저쩌고 하더라구요.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서 제 자리 좀 켜 달라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처음 왔는지 제 자리의 현광등을 키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사무실이 지하라 불나가면 여고괴담이 생각날 정도로 컴컴합니다.

이미 다른 분들은 다 퇴근하고 저 혼자 일하는데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와 졸라 열받았습니다. 아까 식당 사건도 그렇고.....

이제 그 사람한테 분풀이를 했습니다. '빨리 켜라. 내가 얼마나 회사에 중요한

사람인데 이러면 일 못한다.'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도 하고.

드디어 불을 켜 주더군요. 그런데 제 자리가 아니라 저쪽 사무실 건너편을 켜

주는 겁니다. 자기도 도저히 못 찾겠다고 그쪽으로 옮겨서 일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전화를 끊더군요. 저는 다시 당직실에 전화를 하니깐

이제는 받지도 않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사무직도 아니고 전산직이라 제

자리의 컴퓨터를 써야 되는데 어떻게 남의 자리 가서 남의 컴퓨터를 씁니까.

더구나 제 컴퓨터를 뺀 나머지 컴퓨터들은 비밀번호가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저는 자주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그 늦은 저녁에 저 혼자 낑낑되면서 그 무거운 컴퓨터를 저 멀리까지 옮겼습니다.

정말 오늘 짜증납니다.


< 3 >

11시정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가보니깐 아내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와 계셨습니다.

오늘 오신다고 그랬는데 제가 깜빡 잊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아내한테 한 번 욕먹고 두 분께 절을 드렸습니다.

아내가 간식좀 내 온다고 하더군요.

커피랑 과일,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칙촉'을 가져왔습니다.

할머님이 '칙촉'을 하나 드시면서

"이 과자에 '칡'이 있어서 '칙촉'이니?"

할머니는 '칙촉'이 '칡'이 있는 과자로 생각하신 겁니다.

저랑 아내는 웃음를 터트렸습니다.

그 뒤의 할아버지 말씀은 저희 부부를 완전히 넉다운시켰습니다.

"정말 칡 맛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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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두 분의 말씀은 저의 피로와 짜증을 다 날려보내주셨습니다.

그 날 두 분은 저희 집에서 주무시고 가셨습니다.

그 날 두 분은 저희 집에 대하여 수 많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날 두 분은 저희 집에 많은 것을 남겨 두시고 가셨습니다.

'따뜻함'과 시골 분들의 숨김 없는 '사랑'을

~~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ok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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