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매직맨] 인연 (7406/3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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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매직맨] 인연 (7406/37592)

포럼마니아 0 774,456

< 1 >

사무실에 경력으로 들어온 '김누구'라는 동기가 있습니다.

비록 경력으로 들어왔지만 년수로 따지면 동기가 됩니다.

이 동기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히 신곡은 딸딸 외우고 다닙니다.

언제나 귀에 이어폰을 끼고 중얼중얼 노래를 따라합니다.

같이 집으로 오는데 전철 안에서 또 무슨 노래를 중얼중얼 하더라구요.

가만히 들어보았더니

"나는 울지~못해, 나는 울지~못해"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노래 듣기를 꽤 좋아하는데 도대체 무슨 노래인줄 모르겠더라구요.

더구나 신곡맨인 그 동기가 옛날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닐테고......

그렇다고 이상하게 물어보기도 그렇더군요.

꼭 못불러서 제목조차 모를정도인 음치라고 제가 생각할까봐,,,,

친구가 무슨 노래를 흥얼흥얼대면 물어보잖아요. 무슨 노래냐고.

그럼 친구가 "무슨 노래야. 이것도 몰라" 하면 "뭐엇...그게 그 노래야!

나는 딴 노래인줄 알았지" 하고 쫑코주잖아요.

하여간 궁금했지만 내일이면 알수 있지 하고 그냥 갔습니다.

그 다음날 점심시간에 또 "나는 울지~못해, 나는 울지~못해"하고

흥얼대더라구요. 화장실 간 사이 잽싸게 카세트를 틀었습니다.

뜨아악....그 노래는, 그 노래는 바로 핑클의 '루비'였습니다.

"I can't cry, I can't cry"를 ......그렇게 부르다니...한번 해보세요.

왜 내 동기는 다 이러냐 ㅠ ㅠ


< 2 >

그 동기와 어느 날 집으로 갈 때 갑자기 버스를 타고 가고싶더라구요.

가끔씩 그런 경우 있잖아요. 전철 타기 욜라 싫은 날...

둘이서 회사 앞에서 84번을 타고 롯데 앞에서 54번을 타고 구로공단에서

98번을 타고 갈 계획이었습니다.

54번을 타고 가는데 서대문공원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그 근처인데 지금은 다른 데로 이사를 갔습니다.

하여간 3년동안 돌아 다닌 곳이라 여기가 어디다, 여기가 어디다하고

설명을 했습니다.

"김누구씨, 여기가 서대문공원이야. 고등학교 때 자주 놀러 왔는데.

저기가 내가 자주 가던 당구장. 아직도 있네"

"나두 저 당구장 다녔어. 저기 오락실이 내가 자주 가던 오락실이야"

"아니 누구씨는 여기 왜 이렇게 잘 알아. 여기 살았어?"

"아니. 나 이 근처 학교 나왔어"

"설마 집이 안양이잖아."

"아니 경호씨도 집이 안양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배정되었어?"

"고등학교 때는 집이 서울이었어"

"나두"

"그럼 누구씨는 어느 고등학교 나왔는데?"

"나 양정"

뜨아아아아악...바로 같은 고등하교......침착하자.

"경호씨는 어디 나왔는데? 환일 ?" (같이 붙어 있었슴)

"저기 저기...몇 년도에 졸업했는데..............요?"

"1987년도"

이런 나보다 1년 선배다. 지금까지 야자 깠는데......ㅠ ㅠ

"저기 저기. 저도 양정 나왔구요. 1년 후배예.............요"

"뭐..설마" (그런데 나랑 지금까지 야자깠어)

정말 10분동안 정말 썰렁해습니다. 진짜 근래 들어 그렇게 썰렁해지기는

처음입니다.

"그냥 반말해. 그동안 야자깠는데 지금 존대를 어떻게 써." (까기만 해봐라)

"그래두.......요. 선배인데.........요. 그냥 존대말 쓸께...........요."

알고 보았더니 더 웃긴 것은 사무실에 후배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동문회를 열었고 술먹고 노래방을 갔습니다.

그 동기 아니 선배는 또 핑클의 "나는 울지~못해, 나는 울지~못해"를 불렀습니다.


< 3 >

일요일날 그 선배집에 놀러 갔습니다.

형수님이랑 2살박이 남자아기와 같이 살더군요.

제 아내는 몸이 무겁고 배가 부르다고 해서 (사실 요즘 매일 배가 부릅니다. 캬캬)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형수님은 옆에서 과일을 깎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선배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안양으로 이사왔는데 1년 재수를 했답니다.

재수할 때 형수님을 만나셨는데 참 질기게 연애한거죠.

선배가 갑자기

"나 재수할 때 여자친구랑 안양유원지 자주 놀러 갔었어"

"그래요. 저도 어렸을 때 참 자주 갔는데. 관악산도 가고. 형 그런데 웬 여자친구.

형수님이면 형수님이지."

갑자기 찌리릭 하는 필링이 왔습니다.

선배의 얼굴은 약간의 벙쩍은 얼굴, 형수의 얼굴은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아니 그렇지 형수지. 아니 그래그래 우리 와이프"

이미 분위기는 물건너갔습니다.

저는 조용히 형수가 잘 갈아진 과일칼로 깎아주신 사과를 조용히 한 개 먹고

다소곳이 인사 드리고 떠났습니다.

그리고는 꼭 한마디 하고 왔죠.

"형 내일 꼭 회사에서 부디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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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연이란.....

어떻게 같은 사무실에 동문이 3명이나..그것도 반 년동안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알게 되다니.

정말 세상은 넓고도 좁은가봐요.

그래서 세상은 오래 살고 봐야하나봐요. (요즘 같은 때 빼고 ^^)

~~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ok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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