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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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저희 집에는 50년이 넘은 골동품이 있습니다.
그것은 놋쇠그릇으로 할머니가 시집오실 때 가져오신 겁니다.
일제시대때 다른 놋쇠로 만든 것은 다 뺏겼어도 그거만은 안 뺏겼다고 말씀
하시던게 생각나는군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밥을 다 먹으면 할머니는 꼭 이 그릇에 슝늉을 따라
주셨습니다.
이 그릇에 슝늉을 따라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건강도 좋아진다고 꼭 그 그릇
에 따라 주셨죠.
어느 날 친구들이랑 밥을 먹고 그 그릇으로 물을 마시다가 한 친구가 그 그릇을
보고
"야 이 그릇 진짜 오래 간다. 한 번 '진품명품'에 내놔봐라"
저는 그 소리에
"캬캬 쪽 당할 일 있냐. 한 500원 받으면 많이 받겠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어울리지 않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 하지만 그 그릇에 담겨 있는 너희 할머니의 사랑을 그 분들이 돈으로
매길 수 있겠니?"
지금도 집에 가면 꼭 그 그릇에 물을 담아 마십니다. ^^
< 2 >
저의 지갑속에는 결혼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아내가 결혼한 증거로 꼭 가지고 다니라고 넣어 준 겁니다.
"야. 쪽팔리게 그것을 어떻게 갖고 다니냐"
"어때. 남들도 다 가지고 다니는데. 나도 여기 있잖아"
하며 자기 지갑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우연히 어머니가 제 지갑을 보고
"아이고 우리 아들 멋있다. 샥시가 주었니?"
"예....다른 사람들도 다 넣어 가지고 다닌다고 해서...."
하지만 정말 우연히 본 어머니의 지갑에는 결혼사진은 없었습니다.
아내가 말한대로 다들 지갑에 결혼사진을 넣어다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지갑에는 당신의 결혼사진대신 저희 삼형제가 어렸을 때 찍은
빛바랜 사진이었습니다.
아마 저도 제 지갑에 있는 사진이 바뀔 날이 있겠죠. ^^
(새장가 든다는 뜻이 아님..)
< 3 >
대학교 때 한참 음악에 미쳐 레코드판을 엄청 산 적이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해서 번 돈은 좋은 스테레오도 사서 그 판을 듣곤 하였죠.
물론 지금은 다 시디지만...
어느 날 몇 장의 판을 틀어보았더니 판이 튀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약간의 흠짓이 있더라구요.
화가 나서 싸가지 없이 아버지한데 화를 냈습니다.
"아버지. 그 오래된 전축으로 판 틀지 말아요. 이렇게 판이 망가지잖아요.
들으시려면 제 방에 있는 스테레오로 들으세요"
안방에 있는 그 오래된 전축은 아버지가 어려운 시절에 틈틈히 모아 사셨던
것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꽤 비싼거였다고 하더군요.
어머니 말에 의하면 아버지가 그 전축을 진짜 힘들게 사셨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께서는 제 말을 조용히 들으시더니
"그래도 저 전축으로 듣는 것이 나는 더 좋더라"
"아버지. 판 다 망가져요. 제가 하나 사드릴께요."
아버지는 조용히 미소만 지으셨습니다.
제가 그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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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제가 가진 것중에서도 이렇게 간직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슬프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힘들게 구한 것, 깊은 추억이 담긴 것, 사랑이 있는 것
그런거 제가 만들 수 있을까요?
~~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ok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