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매직맨] 헌구두 (7646/3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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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매직맨] 헌구두 (7646/37592)

포럼마니아 0 808,494

나는 구두 신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엄청 싫어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답답해서이다.

그래서 몸에 걸치는 것이라고는 시계밖에 없다.

당연히 옷은 입고 다닌다. 방금 전에 이상한 생각을 한 사람은 변태다. ^^

답답한걸 싫어하기 때문에 결혼반지도 안 끼고 다닌다.

아내는 총각행세 하려고 그러지 않냐고 뭐라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귀한 것이라서

닳을까봐 안 끼고 다닌다고 그런다.

솔직히 총각행세 하려고 그러는 것도 있다......술집에서

폴라티도 도저히 입지를 못한다.

만약 폴라티를 못 입는 사람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목에 탯줄을 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이다.

요즘 학생들은 공포의 뾰족구두를 신고 다닌다.

언젠가 버스에서 누구가의 구두를 밟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뒤에 있는

고등학생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 고등학생은 내가 왜 미안하는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뾰족구두의 좋은 점은 누가 구두 앞을 밟아도 안 아프다는 것이다.

대학교 때에도 랜드로바조차 신고 다닌 적이 없었다.

원래 활동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몰라도 나에게 있어서 신발이란 운동화가

최고였다.

내 친구는 그걸 보고 발이 천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 말을 하고 친구는 천한 발에 졸라 맞았다.

가장 힘들었을 때가 군대에 있을 때였다.

워카를 신는 것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군대가 어떤 곳인가.

군복이 작으면 살을 빼던지 몸을 줄여서 입어야 했고, 군복이 크면 살을 찌던지

몸을 늘려서 입어야 했다.

사회에서 워카 신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속으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회사에 들어갔다.

군대야 어쩔수 없지만 사회에 있는 회사에서도 구두를 신어야 했다.

어머니는 취직기념으로 새구두를 사주셨다.

이삼일 정도 새구두를 신고 나갔지만 도저히 적응이 안 되었다.

그 다음 날, 아버지의 헌구두를 신고 출근했다.

굉장히 편했다.

하지만 동기인 아네모네는 나를 약올렸다.

또 어디서 술처먹고 바꿔 신고 왔냐고.....

그 때가 처음으로 내가 회사에서 구타를 행사했을 때다.

어머니는 새구두를 사주었는데도 왜 아버지 구두를 신고 나갔냐고 야단치셨다.

헌구두를 신고 나가면 내 망신이 아니라 부모 망신이라는 이야기까지 하셨다.

하지만 반항아인 나는 계속 아버지 구두를 신고 출근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출근 못하신거는 아니었다.

뭐 신고 나가셨는지는 솔직히 관심 없었다.

그러다가 장가를 갔다.

그리고는 부모님 곁을 떠나 아파트로 이사왔다.

아버지의 헌구두를 나두고 어머니가 사주신 새구두만 가져왔다.

그리고는 헌구두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이사 오고 며칠 후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어머니의 말씀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내가 두고 온 헌구두를 아버지가 보시고 그렇게 섭섭한 표정을 지으셨다는

것이었다.

가져가기 귀찮아도 그 구두를 가져갔으면 하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 다음 날 솔직히 귀찮았지만 그 구두를 가져왔다.

어머니에게 또 전화가 왔다.

아버지는 내가 그 구두를 가져갔다는 얘기에

"아니 그 헌구두를 뭐하러 가져가" 하시며 역정을 내셨다고 한다.

하지만 그 속마음은 다르셨을 거다.

회사에 첫출근하는 아들놈이 당신의 헌구두를 신고 나갔다는 것이 당신에게는

다른 의미였으리라.....

자식의 아무 의미없이 한 조그만 행동이 부모에게 큰 기쁨이 될 수도 있고

큰 슬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모른다.

아마 지금 저 침대에서 자고 있는 1달 밖에 안 된 녀석이 언젠가 가르쳐 주겠지.

헌구두의 이야기를 끝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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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ok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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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움큼의 웃음보다는 한 줌의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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